[이슈 분석] 민주 이낙연호 출범 한달...공과 따져보니

협치·리더십은 합격점…당 장악력은 여전히 '물음표'

심원섭 기자 2020.09.28 10:46:22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9 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당을 이끈 지 한달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 마무리를 도와야 할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스탠스’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예상이 빗나가 대체적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각종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4차 추경 문제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별지급’제안을 받아들여 야당과의 협치에 시동을 걸었다.

 

이낙연 대표(왼쪽)가 지난 1일  미래통합당 당대표실을 찾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이 대표는 시급한 지원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선별-보편 지급 프레임에서 벗어나고자 ‘코로나 긴급 지원’이라는 명칭으로 불러줄 것을 제안하며 당내 교통정리에 나서 결국 당정청 회의에서 ‘선별지급’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처분 과정도 비교적 순조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선관위 재산신고에서 일부를 누락해 재산축소신고 의혹을 받은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을 비롯,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 등으로 비난을 받아온 이상직 의원에 대한 단호한 처분 결정 등이다. 


이 대표는 두 의원을 윤리감찰단에 회부해 감찰을 지시했고 이후 김 의원이 감찰에 비협조적으로 응한 사실을 지적해 제명 결정을 내렸다.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던 이 의원은 지난 24일 당 내외의 압박에 못이겨 자진 탈당했다.

이에 이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28일 오전 CNB 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대표 취임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의혹부터 북한 문제까지 다양한 난제들이 있었지만,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처리하며 당에 안정감을 줬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특히 잡음 없이 당내 기강을 잡으면서 당청관계의 밀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측근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네 번째 편성된 추경안을 정부 제출 11일 만에 처리했고, 파국으로 치달은 의료계 파업에도 ‘공공의료 정책 원점 재논의’ 합의를 끌어내는 관록과 조정력을 보이는 등 유력 대권주자 행보와 당 대표 역할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대표의 당 장악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도 있다.

 

정기국회 초반 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 들어오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구설수에 오르자 이 대표는 작심한 듯 당내 입단속을 지시했지만 이후에도 당 의원들의 말실수가 잦아졌다는 점에서다. 

예를들어 홍영표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 공세를 펴던 야당 의원들을 향해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부 독재를 일으켰던 세력들이 민간인을 사찰하고 공작을 하고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이제는 국회에 와서 공작하고 있다”는 거센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정청래 의원의 ‘김치찌개’ 발언, 김태년 원내대표의 ‘카톡 휴가신청’ 발언 등이 계속 쏟아지며 이 대표의 지시를 무색케 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정치인생에서 계파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던 점이 당 장악력에 한계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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