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2중대' '여성당' 오명 벗을까

당 대표 선거, '포스트 심상정'은 김종철·배진교로 압축…내달 9일 발표

심원섭 기자 2020.09.28 10:51:34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정의당 6기 대표단 선출선거 결과 발표에서 결선에 진출한 배진교(왼쪽 두 번째)·김종철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탈락한 박창진(맨 왼쪽) 김종민(맨 오른쪽)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김종민 김종철 박창진 배진교 후보(가나다순)가 출마한 가운데 최근 온라인과 ARS로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당직선거에서 과반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종철 후보와 배 후보가 심상정 대표를 이을 차기 당 대표후보로 압축됐다.

정의당이 27일 오후 발표한 투표결과에 따르면 김종철 후보는 총 득표수 4006표(29.79%)로 1위를 기록했고 배 후보는 3723표(27.68%)로 2위를, 박 후보는 2940표(21.86%), 김종민 후보는 2780표(20.67%)를 받았다.

따라서 정의당은 1위 후보가 과반수를 얻지 못함에 따라 다음 달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1위·2위를 차지한 김종철·배진교 후보를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9일 차기 당 대표를 최종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故노회찬 전 의원과 윤소하 전 의원 비서실장을 차례로 맡은 바 있는 김 후보는 당내 민중민주(PD) 계열의 지지를 두루 받고 있으며, 특히 지난 총선 때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김 후보를 돕고 있다.

그리고 2위를 차지한 배 후보는 출마자중 유일한 현역의원으로서 당내 최대 계파인 민족해방(NL) 계열인 ‘인천연합’이 주요 기반이며, 이정미 전 대표가 인천연합 출신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의당 한 핵심 관계자는 28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투표 결과, 당내 최대 계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배진교 후보가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봤는데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며 “따라서 결선투표에서 3위 박창진 후보와 4위 김종민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당 부대표로는 김윤기, 김응호, 배복주, 박인숙, 송치용 후보가 각각 당선됐으며,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강민진 후보가 뽑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정의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옹호하면서 당 내외에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특히 지난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모 거부 논란 때는 당원들의 무더기 탈당이 이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정의당의 차기 당 대표는 20대 국회를 거치며 정체성 논란에 휘말린 당의 진로를 책임지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특히 ‘진보정치 대표’ 격인 심상정 대표의 무게감을 어떻게 채울지도 숙제다.

심 대표는 지난 24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높은 산 정상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며 “새 지도부는 팀 정의당을 완성해나가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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