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북] 예술가의 생각

김금영 기자 2020.09.21 09:58:41

미술사의 대가들이 작품을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창작의 비밀과 작품의 서사성을 따라가는 책이다. 역사학자였으며 시인, 미학자인 로렌스 비니언의 아내이기도 했던 시슬리 마거릿 파울 비니언은 당대의 거장들과 친분을 가지고, 또 좋아하는 작품들을 보며 위대한 창작자들이 작품을 만들 때 거치는 사고 과정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창작자들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저서, 개인적 기록, 편지 등을 통해 수집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 연구와 노력의 결과가 본서 ‘예술가의 생각’에 담겼다.

이 책은 제작의 착수에서부터 작품의 목표와 같은 큰 범주의 주제부터 세부적으로는 연습, 작업 방식, 소묘, 디자인, 채색, 마감 등 미술 창작의 단계적 과정을 차례로 세운 뒤, 그 과정 안에서 적합하고 유용한 대가들의 생각들을 변증법적으로 골라 배치했다. 책에 담긴 62명의 미술가들이 말하는 207편의 생각엔, 미술 창작의 순차적 과정에 존재하는 단련된 사고들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들의 스펙트럼이 현대 작가들과 비교해서도 방향성이 다를 뿐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영역임을 알려 준다.

자연과 모델, 모사와 순수 창작 사이에서 고민하고 선택하면서 작품의 창작에 매진해야 하는 입장인 작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견해들은 엮은이인 비니언에 의해 반박과 동의, 또 다른 사고로서의 생각과 확장을 거듭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예술에 대한 삶의 찬미로 끝나는 이 여정은, 예술 창작의 세계가 편협한 의식들의 고착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풀로서 넓혀짐으로써 성립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61인 지음 / 1만 6000원 / 필요한책 펴냄 /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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