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지지율 1·2위 이낙연-이재명, 무슨 얘기 오갔나?

신경전 없이 덕담 오가... 이낙연측, 확대해석 경계

심원섭 기자 2020.07.31 10:23:4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와 2위를 달리는 있는 여권의 차기 대권 잠룡들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전격적으로 회동해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 시켰다.

두 사람 간 만남은 지난 2017년 2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지사(당시 성남시장)가 후보 경선을 앞두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당시 전남도지사로 근무하고 있던 이 의원을 도지사실에서 만난 이후 3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번에는 입장이 바뀌어 민주당 당 대표 도전자인 이 의원이 이 지사를 찾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경기도청 접견실에서 마주앉았고, 먼저 이 지사가 “(이 의원이)총리로 재직 중이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해주셨다”며 “경험도 많으시고 행정 능력도 뛰어나셔서 문 대통령님의 국정을 잘 보필해 국정을 잘 이끌어주셔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이 의원은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가 지사님의 지도 아래 때로는 국정을 오히려 앞장서 끌어주고 여러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셨다”며 “앞으로도 한국판 뉴딜을 포함해 극난 극복에 지자체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이 지사가 “민주당이 지방권력에 이어 국회권력까지 차지해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여서 경륜이 있고 능력이 높으신 이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거듭 덕담을 건넸다.

이 의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들이)거대 여당을 만들었는데 첫걸음이 뒤뚱뒤뚱하는 것 같아서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답한 뒤, 이 지사가 자신이 추진하는 기본소득토지세, 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에 대화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자 이 의원은 “메모좀 하겠다”며 수첩을 꺼내 받아적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간담회를 가진 뒤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지사는 “3기 신도시에 추진하는 장기임대주택(기본주택)에 당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고, 이  의원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 지사가 “집을 사고 싶은 공포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집(기본주택)을 만들어주는 게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라고 말하셨는데, 저와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고 밝히자, 이 의원은 “싱가포르 제도를 참고할만하다. 평생주택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떤가”라며 공감대를 표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 앞에서 공개적으로 10여분간 이러한 대화를 가진 뒤 옆에 있는 지사 집무실로 옮겨 배석자 없이 10분간 비공개 면담도 가졌다.

한편 이날 이 의원이 이 지사를 찾아간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당권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과 이 지사의 연대설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 의원은 “경기도의회에 가는데 지사님 뵙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의원은 28.4%, 이 지사는 21.2%였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조사에서는 이 의원 24%, 이 지사 20%로 나타나, 이 지사의 대법원판결 이후 두 사람 간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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