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컷오프·집회·팬덤 ‘3無 전당대회’로 흥행 비상

함성과 환호 없는 ‘조용한 전대’…이해찬, 선거 현장 직접 방문해 분위기 띠운다

심원섭 기자 2020.07.29 10:56:22

지난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8월 29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흥행가도에 비상이 걸렸다.

 

시작부터 분위기를 띠우는 컷오프를 위한 예비 경선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현장 집회도, 온라인 당원들 사이의 팬덤 현상도 없는 ‘3無’ 전당대회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선거 열기가 영 뜨지 않는 탓에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는 8·29 전당대회의 흥행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오는 8월 8일 광주 ·전남 합동연설대회를 시작으로 9일 전북, 14일 대전·충남·세종, 16일 충북, 21일 경기, 22일 서울·인천 등 통상 후보들만 참석하는 지역별 후보 합동연설회에 직접 참석해 분위기를 띄우기로 한것.

2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는 우리 당의 큰 행사인데 화제가 안 되니 좀 그렇다. 내가 직접 나서겠다. 현장을 다니면서 지역 현안을 챙겨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한 핵심 관계자는 2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분위기가 안 뜨는 가장 큰 이유가 코로나19 사태로 전당대회 규모와 일정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런데다 당 대표 대결구도 마저 이낙연 김부겸 양자 대결로 굳어진 탓에 역대 가장 조용하고 엄숙한 전당대회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면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행사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통상 후보들만 참석하는 지역별 후보 합동연설회에 이해찬 대표가 직접 참석해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준위는 당초 김부겸·우원식·이낙연·홍영표 등 네 명의 후보가 당권에 도전하는 상황을 예상해 이달 말 후보를 세명으로 압축하는 예비 경선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해 무산됐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은 본선 흥행을 위한 예열장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김이 빠져 버린 것이다.

 

실제 과거 전대는 여러 후보의 난립으로 과열 현상을 빚기까지 했다. 

 

2018년 전당대회 당시 총 8명이 당권 도전을 선언해 박범계·최재성·김두관·이종걸·이인영 등 5명이 컷오프 되고 김진표·송영길·이해찬 후보만 본선에 오른 바 있다.

따라서 컷오프된 후보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전대 막판 변수로 작용하기도 해 당시에는 이종걸·박범계 의원이 이해찬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분위기가 과열되자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들에게 경고를 주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과거 1만여명 이상이 운집해 각 후보의 연설을 듣고 투표하는 현장 집회도 어렵게 됐다.

 

이번 전대는 500~600명 규모의 중앙위원만 현장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외로 현장 분위기를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당원들이 꽤 있는 데 이처럼 언택트 전당대회 분위기에서는 군중들의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면 새로 선출된 당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도 고양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준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전당대회’에 대한 매뉴얼 자체가 없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설계해나가는 과정”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닌 데다 현실적으로 홍보 효과를 끌어올릴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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