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 당대표 영남 vs 호남? ‘이낙연 vs 김부겸’ 2파전

세력결집 경쟁 치열…친문 선택은?

심원섭 기자 2020.07.06 10:05:29

이낙연 의원(오른쪽)과 김부겸 전 의원이 코로나19  대책회의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체 국회 의석수의 과반을 훌쩍 넘는 176석 의석에다 17개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한 슈퍼여당을 이끌 차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사실상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장관 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우원식·홍영표 의원들이 당대표 도전을 잇따라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와 김 전 장관은 오는 7일과 9일 각각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3일 3차 추가 경정예산이 처리된 만큼 출마선언 선점으로 차기 당대표 경쟁에서도 한걸음 앞서나갈 심산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차렸던 곳에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을 마련하는 한편 거대 여당의 국회 운영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더구나 이 전 총리로서는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구분하는 당헌 개정 방안을 확정하면서 7개월짜리 차기 당대표 출마 부담도 덜어냈다.

오는 9일 출마 선언이 예정된 김 전 장관은 출마선언에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확실한 재집권을 위해 ‘더 큰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차기 당대표가 된 뒤 대선에 도전할 경우, 7개월짜리 당대표가 된다는 점을 겨냥해 당 대표 2년 임기를 완주하는 책임지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처럼 차기 당대표 경선이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양측은 지지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부엉이모임의 설훈·최인호 의원은 이 전 총리를 공개 지지했으며,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알려진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김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는 두 후보간 세력 규합 대결도 치열해지고 있다. 

두 후보는 우원식·홍영표 등 불출마 의원을 포함해 친문(친문재인) 부엉이모임과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등을 포섭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정통 친문세력으로 분류되지 않는 등 당내 지지기반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는 차기 당대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호남(이낙연) 대 영남(김부겸)의 지역 구도만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3일 당권 주자였던 홍영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당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고 백의종군 하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어 우원식 의원도 지난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시 현장으로 가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우 의원은 “출마를 통해 전당대회가 너무 과열되지 않도록 완충하고 경선의 흐름을 가치와 노선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도 함께 있었다”면서도 “결국 당 안팎의 많은 분과 상의한 끝에 지금 비상한 시국에 치열한 경쟁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지금은 다시 현장에서 당의 개혁을 일구며 뒷받침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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