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안보라인에 대북 가용자원 총동원 승부수 띠워

박지원·임종석 발탁, ‘남북대화 복원’ 강력 메시지…통일부 무게감 높여

심원섭 기자 2020.07.04 14:13:25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신임 통일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오른쪽부터), 신임 안보실장에 서훈 국가정보원장, 신임 국정원장에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를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가정보원장으로 박지원 전 민생당 국회의원을 ‘전격 발탁’한 데 이어 기존의 대북 라인을 이끌었던 서훈 국정원장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통일부 장관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인영 의원을 내정했다.

세 사람 모두 대북문제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악화된 남북관계를 돌파하기 위해 청와대가 가용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총동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하는 등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안보라인을 꾸미는 데 활용 가능한 대북 인적 자원을 총동원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안보라인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북한에 보여주는 메시지인 동시에, 고비를 맞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내겠다는 절박감이 담긴 인선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야권인사인 박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파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정치인을 장관급으로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박 전 의원이 가진 대북문제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신임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 전 실장을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 것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에 특보로 일하던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특임교수에다 이번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까지 특보를 맡게 되면서,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는 세 명으로 늘었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서훈 국가안보실장’ 조합은 정치권에서 이미 예견됐던 인선인 만큼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결코 그 의미는 작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우선 베테랑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서훈 국정원장에게 국가안보 사령탑을 맡긴 것은 북한을 향한 확실한 관계개선 메시지로 읽힐 수 있으며, 여기에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의원을 배치해 무게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4일 오전 CNB뉴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어제 발표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과거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등에서 열렸던 5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중책을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라면서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들의 탁월한 경륜에 현재 막혀있는 남북관계 개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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