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잠룡들 미묘한 신경전...이재명·김경수 참석한 정총리의 목요모임

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해야” vs 김 “신중해야”

심원섭 기자 2020.07.03 10:07:48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10차 목요대화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목요대화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호기 연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 번째 ‘목요대화’를 열어 정 총리가 정치적 경쟁자들을 불러 모은 모양새가 돼 눈길을 끌었다.

목요대화는 정 총리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매주 목요일 열고 있는 간담회 형식의 사회적 대화 모임이다.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정 총리를 비롯, 이 지사, 김 지사, 그리고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호기 연세대 교수도 자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초청받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대한민국, 그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100분간 진행된 이날 행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총리는 자신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한 좋은 세균, 정세균”이라고 소개하며 “이재명·김경수 지사 같은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방역에 헌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중앙정부와 소통에서 답답한 점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번 위기 극복에 총리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리고 김 지사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신속한 대응이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요했다”며 “위기관리 리더십을 발휘해준 총리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강 장관은 “총리님의 리더십을 되새겨보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 공약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며 “언젠가는 중대본 모두(冒頭) 발언만 모아서 책 한 권을 내고, 여러 나라 말로 번역하면 우리 철학을 잘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제기된 전 국민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제안과 기본소득 도입 문제에 대해 “3차 추경까지 가면 100조원에 가까운 부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급한 불은 꺼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재정건전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사와 김 지사는 긴급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기본소득을 두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에 대해 “과감히 한두 번 더 주는 게 오히려 재정적 이익을 보고 경제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한 반면, 김 지사는 “(코로나) 2차 대유행에 준하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검토하는 것이 맞다. 2차 대유행이 아니더라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본소득을 두고도 이 지사는 “경제성장을 위해선 수요 확장이 필요한데, 기본소득이 가장 유용한 수요 확대책”이라며 지방정부가 시범 운영할 기회를 달라고 정 총리에게 요청했으나, 김 지사는 “기본소득 논의는 필요하지만 서두를 일은 아니다. 기본소득 논의의 전제를 잘 검토해야 한다. 고용이 늘 수도, 줄 수도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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