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에도 부산지역 신설법인 ‘급상승’… 실속은 ‘물음표’

지난달 말까지 총 2761곳 신설… 역대 최고치 기록한 지난해보다 무려 22.1% 늘어

변옥환 기자 2020.06.30 11:29:26

(자료제공=부산상공회의소)

코로나19 사태의 위기와 불안 속에서 대부분의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설법인 개체 수치는 ‘나홀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29일 ‘2020년도 5월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 조사를 통해 지역 신설법인이 지난해 9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까지 부산에서 신설한 법인의 수는 총 2761곳으로 5월에만 527곳이 신설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2.1%나 증가한 수치다.

신고가능 일수 기준으로 봐도 지난달까지 기록한 일평균 신설법인 수는 지난해 22곳보다 5곳 이상이 늘어난 27곳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도 제조, 건설, 유통, 부동산 등 대다수 업종에서 신설법인이 늘어났다. 제조업은 지난달 말까지 총 302곳이 신설돼 전년동기대비 33.6% 늘어났으며 건설업은 315곳으로 15%, 부동산·장비 임대업은 800곳으로 무려 96.1%나 늘어났다.

이러한 신설법인의 계속되는 증가세는 소규모 창업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신설된 법인의 78.2%가 자본금 5000만원 이하의 소자본 법인으로 이 가운데 29%는 자본금 1000만원 미만의 영세법인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근의 신설법인 증가세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요소가 있음을 발견했다. 전년동기대비 지난달 말까지 증가한 신설법인 499곳 가운데 80%에 달하는 392곳이 부동산 임대업이다.

이는 최근 강화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 회피를 위한 법인 신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산상의는 설명했다. 5월 한 달만 놓고 봐도 160곳이 신설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 목적의 법인 난립 현상은 최근 부동산 매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부산에서 법인이 매입한 아파트는 총 1003호로 지난해 법인이 매입한 198호에 비해 5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업의 일시적 증가로 법인 신설이 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분명 정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조법인의 신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5월 부산지역 신설법인 업종별 비중 (자료제공=부산상공회의소)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