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5년 만에 상임위원장 독식…원구성 협상 결렬

민주당 상임위 독점 현실화 되나

심원섭 기자 2020.06.29 15:10:14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의장실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간의 국회 원구성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여야는 28일 회동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29일 오전 다시 열린 회동에서 원 구성 합의가 점쳐졌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로써 1985년 구성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여당 의원만으로 18개 상임위원장 선출해야하는 여당 상임위 독점 체제에 들어갔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양당 원내대표 협상 결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28일) 협상에서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오늘(29일)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의문 초안에는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에 대해 집권여당이 우선 선택권을 갖는 것 ▲전체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 ▲법사위 제도 개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국정조사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법사위 청문회 ▲3차 추경의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 ▲30일 개원식 개최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양당은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으나 오늘 오전 통합당이 거부입장을 통보해 왔다”며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려 했다”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자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체 18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당장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경 심사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당초 통합당의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전제로 29일 오후 7시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으나, 통합당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하자 오후 2시로 본회의 시각을 다시 당겼다.

따라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하게 되면서 이르면 29일부터 시작될 상임위별 추경안 예비심사에 통합당이 참여할지도 불투명해졌다. 

 

때문에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 상임위가 일사천리로 돼서 밤새더라도 이번 회기 내 추경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이후의 일방적인 진행은 저희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