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북]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김금영 기자 2020.06.29 10:31:53

KBS 기상캐스터로 7년간 활동을 이어왔던 방송인 이세라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1년 만에 작가가 돼 돌아왔다. 방송인 다음으로 이세라 작가가 선택한 행보는 바로 ‘미술 번역가’다.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친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와 더불어 미술 감상을 좋아하고 즐겨온 미술 애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지금도 짬짬이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작품 앞에서 감동하고,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것.

작가는 이 책에서 인생의 어느 시기를 지날 때 자신을 구하고 위로해준 미술작품들을 소개한다. 깊은 밤에도 다시 기운을 내 기쁘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치게 해준 작품들, 자신에게 충분히 역할을 해주었던 작품들이 이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첫 시도가 이 책이라고 고백한다.

성공한 예술가의 아내로 남고 싶지 않았던 마리 크뢰위에르, 쏟아지는 찬사에도 평생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몰랐던 알브레히트 뒤러, 평론가들의 비판과 조롱에도 꿋꿋하게 인간의 밑바닥 욕망을 가감 없이 조망한 잭 베트리아노 등 이들의 삶은 결코 감탄할 만하지 않고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보통 사람인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닮아 있다. 언젠가 인정받는 날, 행복한 날, 웃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 하나로 그리고 또 그리며 자신을 믿었던 예술가들은, 그래서 멀리 있지 않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세라 지음 / 1만 6000원 / 나무의철학 펴냄 /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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