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의 민주당 광주전남 총선 여론조사 불공정 '논란'

일부 예비후보들 “공표 중단 촉구” 반발

박용덕 기자 2020.02.27 10:22:52

광주 민주당 광산갑 이석형 예비후보가 SNS를 통해 녹취록을 공개한 장면.(사진=SNS 캡쳐)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여수·목포MBC와 전남일보, 무등일보, 뉴시스 광주전남본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불공정 시비가 일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예비후보들에 따르면 광주·여수·목포MBC 등이 지난 23~2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 관심지 여론조사’에서 전화 상담원의 ‘횡설수설’ 설문조사가 공정성을 크게 훼손 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 예비후보들 중 이석형 예비후보는 광주 광산갑 여론조사에 응했던 송정2동 주민 A씨의 여론조사 당시 조사원과의 통화내용이 녹취된 녹취록을 <CNB뉴스> 등 언론사와 일반인들에게 문자메세지를 통해 공개했다. 실제 이 녹취록은 SNS에 유포되고 있다.

다음은 해당 녹취록 내용이다. 후보들의 실명은 거론하지 않고 이니셜 공개했다.

조사원 “만약 이번 광주 광산구갑 국회의원 선거에 다음 인물들이 출마한다면 이중 누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보기를 순환하여 불러드리겠습니다. 대안신당...(중략) 더블어민주당 이 모 전 문재인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기타 후보는 없다.”

주민 A씨 “아니요. 저기 보기에 없는데.”

조사원 “아 그러세요?”

A씨 “다른 분 더 없으세요?”

조사원 “아. 예. 저희가 계속 앞으로 후보들이 바뀌거든요. 근데 그러면 지금 다른 후보가... 저기 생각하시는 후보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A씨 “네”

조사원 “아 그러면 혹시 뭐 없다로.”

A씨 “네?”

조사원 “기타 그럼 기타 누구 있으세요?”

A씨 “더블어민주당 이 모 후보요.”...(중략)

즉 녹취록에 따르면 조사원은 '광주 광산갑 선거구에 다음 인물들이 출마한다면 누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하면서 민주당 경선후보로 이 모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또 다른 이 모 예비후보를 출마 후보 대상 명단에서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와 관련 민주당 광주 서구을 이남재 예비후보, 광산을 박시종 예비후보, 광산갑 이석형 세 후보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의심되는 중대한 문제가 확인됨에 따라 해당 조사기관은 이에 대한 확인을 통해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조사결과 공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후보들은 "광주 광산갑 지역 역시 같은 방식의 질문에서 이 모 후보와 또 다른 이 모 후보를 순환하지 않고 이 모 후보만을 처음으로 호명하는 불공정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들은 "광주 광산을의 경우 민주당 2명의 경선 후보를 비 민주당 후보와 한명씩 경쟁시키는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답변자가 1차 질의에서 ‘호감 가는 후보 없음’으로 답했지만, 재차 질문해 답변을 유도하는 불공정한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조사원은 ‘답변자가 없음’으로 답하자 특정 후보를 비 민주당 후보와 함께 호감도를 조사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후보들은 "광주의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이루어진 이번 조사는 ARS가 아닌 직접 통화로 진행됐으며, 이에 상담원은 ‘보기를 순환해서 불러드립니다.’라는 안내멘트를 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여러 지역구의 조사에서 특정 후보를 항상 먼저 호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조사방식에 세 후보들은 "여론조사 참가자는 ‘계속해서 먼저 호명된 서구을의 C후보, 광산갑의 D후보, 광산을의 E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돼 다른 정당의 후보와 경쟁하는 것으로 오인했다’는 내용의 항의가 이어지며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B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공정성 ’횡설수설‘ 믿을 수 없다. 전화 상담원 어떻게 볼 것인가? 여론조사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진행하라.“면서 여론조사 승패를 떠나 인정할 수 없다”면서 별도의 입장을 밝혔다.

 

세 후보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여론조사 언론사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광주·여수·목포MBC와 전남일보,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3~25일 광주·전남지역 광주 동남갑, 서구을, 광산갑, 광산을, 여수을, 광양구례곡성, 나주화순, 고흥보성장흥강진, 목포, 영암무안신안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천4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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