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CEO] ‘권광석號 우리은행’…경영혁신·민영화 탄력 받는다

7년만에 은행장 분리한 우리금융…항해 좌표는?

이성호 기자 2020.02.14 13:37:44

우리금융그룹이 7년 만에 ‘회장-은행장’ 분리 체제를 가동한다. (사진=CNB포토뱅크)

우리금융그룹이 7년 만에 우리은행장을 따로 선출하면서 제2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행장직을 겸직해 왔는데,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낙점하면서 ‘회장-은행장’ 분리 체제가 가동된 것. 권광석호(號)가 새롭게 그려나갈 항해 좌표는 어디일까. (CNB=이성호 기자)

‘회장-은행장’ 분리체제 가동
기업가치 높여 민영화 ‘속도’
DLF사태 신뢰 회복도 급선무


우리금융 임추위가 지난 11일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정기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쳐 오는 3월부터 은행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권 내정자로서는 화려한 복귀다. 1963년생으로 1988년 우리은행에 입행, 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을 역임한 후 2017년 12월 우리PE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2018년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가 우리은행의 수장 자리로 귀환한 것.

과거 우리은행에서 전략·인사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했고, IB업무와 해외IR 경험이 풍부해 글로벌 전략 추진에 최적임자라는 점이 그룹임추위로부터 인정받았다.

특히 은행 측에서는 권 내정자가 다양한 업무 경험뿐만 아니라 강한 실행력, 솔선수범 자세, 논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겸비한 리더라며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NB에 “7년 만에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해 운영된다”며 “겸직체제가 마무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박병원 전 회장·이팔성 전 회장 시절에는 회장과 행장이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순우 전 은행장(임기 2011년 3월~2014년 12월)이 2013년 6월에 회장직에 올랐음에도 민영화를 위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 두 직책을 모두 맡았다. 이후 지금까지 행장-회장 일원화 체제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손태승 회장이 밖으로 크게 그림을 그리고, 권 내정자가 내실을 다져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손 회장은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예보 지분율 17.25%) 및 증권사·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집중하고, 권 내정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 및 리스크관리 등에 치중하게 될 전망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우리은행)


화려한 컴백…더 무거워진 어깨

권 내정자의 어깨는 무겁다. 일단 손 회장의 연임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한다.

지난해 12월 말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손 회장은 오는 3월말 정기주총에서 최종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은 상태다. 중징계를 받으면 향후 3년간 금융사의 임원으로 취업할 수가 없다.

아직 금융위원회의 최종통보 절차가 남아 있고, 제재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취소소송 등 이의제기를 통해 회장직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그만큼 권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우선 그의 급선무는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꾀하면서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DLF 사태로 실추된 대고객 신뢰회복도 그의 몫이다.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은 기본이며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을 고객 입장에서 재점검하고 혁신해 금융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해야한다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권 내정자는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 향후 모습을 드러낼 구체적인 쇄신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그가 은행을 잠시 떠나 있어서 순수 내부 인물은 아니지만 역으로 DLF 사태 등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과 새로운 혁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 공적자금 회수 현황. (자료=금융위원회)


최종 행선지는 ‘완전 민영화’

이와 함께 그룹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를 위해 전진하는 것도 권 내정자의 당면과제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에 따른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주식이전계획서 승인을 결의했고,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해 우리금융이 100%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2014년 11월 우리은행을 존속회사로 하고 우리금융지주를 소멸회사로 해 합병된 후, 5년 만에 부활했지만, 여전히 우리금융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다.

지난 2001년 예보는 우리금융에 12조8000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한 후 지분 100%를 취득했고, 이후 과점주주 매각 등으로 팔았지만 현재 남은 잔여지분(율)은 약 17.25%에 달한다.

금융당국에서는 예보가 가지고 있는 이 지분을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모두 판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3년간 약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완전한 민영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우리금융은 2019년 당기순이익은 1조9041억원으로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핵심 주력사는 우리은행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408억원이며,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순이익 2조원대의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부족한 감이 있다. 이에 권 내정자는 내실 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한 경영 효율화 등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은행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결론적으로 예보 지분 즉, 국민의 재산인 공적자금 회수 가치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NB에 “은행 내부에서는 권 내정자가 리더십이 있고 글로벌통으로 불린다”며 “강한 추진력에 대외관계를 활발히 하고 특히 조직을 추스르고 민영화를 위해 힘써줄 인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권 내정자의 임기는 1년이다. 이후 연임 여부는 무엇을 보여주느냐 즉, 성과에 달려 있다.

큰 틀에서 우리금융의 최종 행선지는 ‘완전 민영화’다. 주력사인 우리은행 권광석호(號) 항해 좌표 역시 이를 가리키고 있다. 주어진 시간은 1년이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은행이 지주와 유기적으로 손발을 맞춰 조직을 다잡고 고객신뢰를 쌓아올리며 힘차게 노를 저어 그 목적의 땅에 도달해 정부의 지배에서 벗어나 과거 ‘금융명가’의 명성을 되찾을지 추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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