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정비서관실 檢수사관 사망에 언급 삼가…파장 촉각

靑 “檢 무리한 수사 한 것 아니냐” 기류도 감지…檢 “유가족에 깊은 애도”

심원섭 기자 2019.12.02 11:57:34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산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이 1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른바 ‘감찰무마’ 의혹과 ‘하명수사’ 의혹이 거세지는 시점에 이번 사건이 벌어지면서 언급을 삼간 채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응하며 진상 파악에 집중하는 등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산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이 1일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른바 ‘감찰무마’ 의혹과 ‘하명수사’ 의혹이 거세지는 시점에 이번 사건이 벌어지면서 언급을 삼간 채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응하며 진상 파악에 집중하는 등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결국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으며, 특히 청와대와 여권을 중심으로는 검찰에서 ‘별건수사’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져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낼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가뜩이나 청와대와 검찰이 대립각을 세우는 듯 한 모양새가 연출된 민감한 시점에 이번 사건까지 겹치면서 양측의 긴장관계가 한층 고조될 것을 염려해 말을 아꼈다.

여기에는 자칫 섣부르게 대응했다가는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을 불러오며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도 담긴 것으로 보이면서 내부에서는 이번 사망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는 모습도 감지됐다.

특히 여권 내에서는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해당 수사관의 개인적 사안까지 꺼내들며 압박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일부에서는 검찰이 지나친 압박을 가하면서 이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하는 등 별건수사가 벌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와 여당 내부의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내용을 더 자세하게 알아봐야겠지만, 검찰이 무리하게 강압적인 수사를 하는 것 같다. 자신들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다른 것으로 압박을 하는 별건수사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검찰의 강압수사가 아니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다른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울산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서울 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전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자세한 경위가 빨리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금은 다른 것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진상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그를 조사한 검찰이 경위를 잘 알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백 전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A수사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최근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사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 조사에 나섰다.

A수사관은 청와대로 파견돼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의 비위 혐의를 수사한 일과 관련해 불거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에서 경찰청에 이첩한 김 전 시장 주변 비위 첩보가 울산경찰청으로 하달돼 수사가 이뤄졌는데,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울산으로 내려가 수사상황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은 A수사관 사망에 대해 “고인과 일정을 협의해 오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며 “고인은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오신 분으로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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