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1인 기업과 상생” 한진의 ‘원클릭 택배’ 체험해보니

이용 할수록 택배비↓…모바일앱은 아쉬워

이성호 기자 2019.12.02 15:49:22

한진이 ‘원클릭 택배 서비스’ 등  CSV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한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1인 기업 등 소규모 판매자들은 택배비 부담이 대형 판매자들에 비해 불리한 처지다. 이에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소규모 판매기업들을 위한 ‘원클릭(One-Click) 택배 서비스’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기자가 직접 이 서비스를 체험해봤다. (CNB=이성호 기자)

대형판매자에 유리한 택배비 시스템
“소호기업과 ‘상생’하자” 서비스 개발
택배에 공유가치 도입…실험 성공할까


한진이 최근 오픈한 ‘원클릭(One-Click) 택배 서비스’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간 하루 1~10건 내외로 택배를 발송하는 소규모 고객은 대형 고객사에 밀려 택배 단가 및 서비스 이용에 있어 상대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지 못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택배비 단가를 낮춘 것이 핵심이다.

한진 측에 따르면 ‘원클릭 택배 서비스’ 요금은 업계 최저 수준인 박스 당 2500~3000원이다.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요금이 인하되는 ‘슬라이딩 요금제’를 운영해 가입 당월 적용되는 기본요금 3000원에서 전월 101박스 이상 이용 시 2500원으로 자동 변경된다. 또한 월 300박스 이상 이용 시에는 추가 할인을 적용받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는 어렵지 않다. 번거로운 계약 절차 대신 간단한 인증만으로 서비스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직접 회원가입을 해봤다. 한진택배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왼쪽 상단에 스타트업 등 소규모 이용자를 위한 원클릭 택배서비스 안내가 눈에 띄었다. 이를 클릭하니 서비스 안내와 원클릭 택배서비스 고객을 위한 운영관리 솔루션인 ‘sFocus System’이 등장했다.

‘sFocus System’ 바로가기를 누르니 소프트웨어가 설치됐고 즉시 네모난 로그인 창이 화면에 떴다. 아이디와 비번이 없어 신규가입 버튼을 누르니 여타 인터넷사이트 회원가입과 비슷한 방식(휴대폰 인증과 아이핀 인증)을 거쳤고 sFocus 회원 이용신청에 체크했다. 집하지 주소, 월 예상물량, 주요발송상품(품목),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입력한 후 한진의 해당 지역 담당자가 승인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전화를 걸어온 한진 측 담당자는 구체적인 물품의 규격, 크기 등을 물어봤고 택배 방문기사에게 연락해 문제가 없다면 바로 집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원클릭 택배 서비스 전용 프로그램(sFocus System)의 주요 제공 기능은 ▲택배 자동 예약 ▲운송장·바코드 셀프 출력 ▲실시간 집배송 정보 조회 ▲종합 배송 현황 관리 ▲일자별 실적 관리 ▲정산 관리 등이었다.

평일 오후 3시까지 예약하면 당일 방문하며 특히 라벨프린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발송 정보가 담긴 간편바코드를 박스에 부착하기만 하면 택배기사가 현장에서 모바일 프린터로 운송장을 출력해준다고 한다.

사실 기업택배의 경우 택배 영업사원이나 대리점 점장 등이 개별적으로 물량을 보고 택배 요율 등을 정해 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러나 소상공인, 개인판매자 등은 물량이 많지 않으므로 요금 혜택을 받기 어렵다. 간단한 ‘원클릭 택배 서비스’ 가입으로 택배를 지금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진 모바일 앱이 없어 컴퓨터로만 사용 가능하다.

한진 측은 해당 서비스가 그동안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으로 받은 수혜를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고자 하는 사회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CNB에 “원클릭 택배서비스는 스타트업이나 1인 창업자를 위한 것으로 수익모델은 아니며,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가면서 택배업체도 수혜를 입어서 상생하는 차원에서 선보인 것”이라며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있도록 현재 모바일 앱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클릭 택배 서비스’ 이용신청 화면 캡쳐. (사진=이성호 기자)


공유경제 실험, ‘윈윈’ 효과 거둘까

이밖에도 한진은 다양한 CSV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SK인천석유화학, SPC 행복한재단, 학산 테라사와커피, 연세대학교, 강릉시청과 함께 커피박(찌꺼기)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연구협력에 참여했다.

한진은 커피박 회수를 위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기관은 커피박 공급과 회수,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사업화 방안 검토 및 추진, 행정·정책 업무 지원 등 기업간 네트워크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상생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가치창출 활동도 꾀하고 있다. 한진은 2017년 7월부터 농협물류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농협택배를 시작했다. 농협택배 역시 CSV 활동의 일환으로 농수산물의 물류비를 절감키 위해 시중 단가보다 낮은 택배기가 책정됐다. 만족도 높은 서비스로 누적취급물량 2000만건을 돌파해 전국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울러 물류기업의 특성을 살려 미혼모 자녀를 위한 분유와 육아용품 등을 전달하는 ‘사랑의 분유 택배’를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 분유’는 대한사회복지회가 매월 한 차례씩 위탁가정에서 양육되고 있는 입양 아기와 미혼양육모를 위해 분유와 기저귀 등의 육아용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진은 2006년부터 이 사업의 택배부문 후원기업으로 참여, 매달 전국의 각 가정에 ‘사랑의 분유’ 무료 배송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CNB에 “회사가 보유한 택배·물류 서비스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고객 및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한진의 CSV 확대 전략은 안착될 경우, 그 취지도 충분히 살리면서 기업 이미지도 향상되는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CNB=이성호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