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아베 11분간 깜짝 ‘단독환담’…13개월 만에 정상간 대화

文 “실질 관계진전 방안 도출 희망” 아베 “모든 가능한 방법 모색하자”…냉기류 반전

심원섭 기자 2019.11.04 17:03:02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격적으로 단독환담을 가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가 반전을 맞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격적으로 단독환담을 가져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가 반전을 맞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 보낸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는 4일 오전 8시 35분부터 46분까지 11분간 방콕 노보텔 임팩트 포럼에서 단독으로 환담했다”면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남을 가진 것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의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 만으로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관계 악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회의 시작 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 등과 환담을 마친 뒤 회의장에 도착한 아베 총리를 발견하고는 곧바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자신의 옆자리로 데려옴으로써 한일 정상은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오전 8시 35분부터 11분간 ‘단독환담’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환담은 사전 조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문 대통령이 여러 정상이 보는 앞에서 즉흥적으로 아베 총리를 ‘이끌 듯이’ 자신의 옆 자리로 데려간 것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던 ‘깜짝 환담’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고, 이에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고 대변인은 “양 정상 간 만남이 오랜만에 이뤄졌기에 대화로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며 “대화를 통해 한일관계가 우호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비록 약식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 만남을 가진 것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의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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