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취임 후 9번째이자 지난 6월 서울 정상회담 이후 약 석 달 만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의 한반도 평화외교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도중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현지시간 23일 오후)에 열릴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등 ‘평화 외교’에 힘을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한미 정상회담은 ‘하노이 노딜’ 후 교착상태였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협상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아울러 방위비분담금 협상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번 회담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자리로 삼겠다는 생각이며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협력사업이 숨통을 틜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도 회담의 주요 포인트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으로 인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하고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문대통령은 23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면담한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같은 날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도 만난 예정이며, 24일에는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와 함께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 회원국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23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내년 한국이 주최하는 2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24일에는 ‘빈곤퇴치·양질의 교육·기후행동·포용성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을 주제로 한 유엔총회의 일반토의에 참석해 12번째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성과를 설명하고 한국 정부의 노력을 재차 밝힘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연설 끝난 뒤 문 대통령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접견,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긴밀해진 한국과 IOC의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내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및 개막식 공동입장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또 문 대통령은 같은 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요청으로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행사에 참석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가 큰 만큼 아직은 정상 간 만남으로 실마리를 찾을 단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이번 방문 기간에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