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일갈등 해소·관계발전 논의…머리 맞댄 모습 희망”

여야 5당 대표와 靑회동 시작…회동후 춘추관에서 ‘합의문’ 대신 ‘공동발표문’ 내기로

심원섭 기자 2019.07.18 17:39:39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들과 본관에서 만나 10여분간의 사전환담 후에 2시간가량 본격적인 회동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들과 본관에서 만나 10여분간의 사전환담 후에 2시간가량 본격적인 회동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또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 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더 크게는 한일 간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고 양국 간 우호 협력관계를 회복하고 더 발전시킬 방안까지 함께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며 “지금 경제가 엄중한데 엄중한 경제 대책으로써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추경을 최대한 빠르게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며, 추경이 시기를 놓치지 않게 협력해 주시고 더 나아가 소재·부품 문제에 대한 대책에 그 예산도 국회에서 충분하게 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서울=연합뉴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저로서는 시급한 두 가지 문제를 오늘 중심 의제로 삼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초당적으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며, 대표님들께서도 하실 말씀이 많을 텐데 제가 잘 경청하겠다”면서 “이렇게 정말 함께 둘러앉으니 참 좋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치가 국민께 걱정을 많이 드렸는데 지금 경제가 엄중하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여야 대표님들을 모시고 대책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돼 무척 다행스럽다”면서 “국민께서도 걱정되는 시기에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으는 모습을 보시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더 나아가 꼭 필요한 일에 대해서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공동대응 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국민께서 매우 든든해하실 것”이라며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부·기업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서울=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간 회동은 이번이 네 번째로, 작년 3월 이후 16개월 만이며,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대표가 회동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이와 별도로 문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들과는 3차례 회동한 바 있다.
 

이에 한국당 황 대표는 “일본이 양국 관계를 파탄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경제보복 조치를 하는 점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고 준엄하게 성토하며,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는 잘못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것은 조속히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해 양국정상이 마주 앉아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을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해야 한다”고 한일정상회담 추진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지금 정부는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는데 말과 감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장관이나 공무원이 할 수도 있겠지만 어렵더라도 문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도 말했지만, 대일특사 파견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 대표는 “8개월간 일본 문제의 예후 경고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무시하고 대비하지 못한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외교라인의 누구도 일본 경제보복을 예측하지 못했다. 외교안보라인을 엄중히 문책하고 경질하는 것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길”이라고 외교안보라인 경질을 촉구했다.

또한 황 대표는 “사태를 원만히 풀기 위해서는 미국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이 우리 입장을 지지할 수 있도록 대미 고위급 특사 파견 등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미일 공조가 복원되는 결과가 만들어져가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 대변인들은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간 회동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합의문’ 대신 ‘공동발표문’을 발표하기로 절충했다.

그리고 여야는 회동 의제를 별도로 제한하지 않기로 해 일본 수출규제 문제 외에도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한국당 등 야권은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이에 맞서 여당인 민주당은 수출규제 사태를 극복하고 경제활력 제고에 보탬이 되도록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개헌·선거제 개혁 문제나 북한의 비핵화 방안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군 기강 해이 사태로 촉발된 안보라인 교체 요구 등도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대표들의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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