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손정의 접견 … “젊은 창업가들에 투자해 달라”

손 “그렇게 하겠다…첫째·둘째·셋째도 AI(인공지능)”…예정시간 2배 넘겨 90분간

심원섭 기자 2019.07.04 22:06:10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찾은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당초 예정된 시간을 두배 이상을 넘긴 90여분간 접견하고 한국 의 젊은 창업가들에 대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진출 지원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찾은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당초 예정된 시간을 두배 이상을 넘긴 90여분간 접견하고 한국 의 젊은 창업가들에 대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진출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손 회장은 교육, 정책, 투자, 예산 등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전폭적 육성을 제안하면서 “”그렇게 하겠다“며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AI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제가 2012년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해 대담을 나눈 일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날 손 회장과의 만남에서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아시아 각국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구상)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손 회장과의 7년 전 만남을 떠올리면서 반가움을 나타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특히 문 대통령은 “손 회장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동북아 슈퍼그리드 비전’(한국의 전력망을 중국, 러시아, 일본과 연결하는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면서 “동북아 철도 공동체가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로, 그리고 동북아 경제 공동체로, 다자 안보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 벤처 붐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서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과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했다. 그것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손 회장은 자신이 과거 김 전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이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하고 수많은 IT 우수기업을 배출해 기쁘다.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특히 “AI(인공지능)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므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손 회장은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유니콘 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된 기업은 매출이 늘고, 이는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을 향해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어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 창업가들은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며,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해 달라”면서 “한국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하며,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 그리고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세 가지를 당부하자 손 회장은 흔쾌히 “I Will(그렇게 하겠다)”이라고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공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카츠노리 사고 부사장, 손 회장, 문규학 고문,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고민정 대변인, 이호승 경제수석, 노영민 비서실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통역, 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정책실장.(서울=연합뉴스)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지만,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손 회장은 접견실 내에 설치된 모니터와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해 AI 산업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설명을 했으며, 좌석마다 동시통역기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으며, 손 회장은 김현종 안보실 2차장과 7분가량 대화를 나눴고, 김 차장이 만년필을 손 회장에게 건네자 손 회장이 뭔가를 적어서 돌려주는 모습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한일갈등-반도체 보복 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민감한 외교현안을 민간인인 손 회장과 다루는 모양새가 좋지 않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손 회장의 접견에는 소프트뱅크 측에서는 손 회장 외에도 카츠노리 사고 부사장, 문규학 고문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고민정 대변인,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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