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5·18단체·시민들 격렬 항의 속에 5·18기념식 참석

文대통령·여야 지도부, 주먹 쥐고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황교안도 함께 불러

광주=심원섭 기자 2019.05.18 12:37:33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행사장으로 입장 하던 중 시민단체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았으나 5·18단체와 일부 시민들의 격렬한 반발 속에 기념식장에 겨우 들어섰다.

황 대표는 일행들과 함께 이날 오전 9시 30분 대형버스를 타고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 도착했으나 ‘5·18 망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없는 기념식 참석을 반대해온 5·18 추모단체 회원 등 수백명은 “어디를 오느냐”며 버스에서 내린 황 대표를 향해 돌진하자 경찰 등 경호 인력이 인간 띠를 만들어 황 대표를 기념식장 안쪽으로 이동시키려 하면서 현장에서는 밀고 당기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는 민주의 문 아래에서 인파에 둘러싸여 사실상 갇히기도 했으며, “황교안은 물러가라”라는 날 선 고성과 함께 황 대표를 향해 물건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고, 경호 인력이 이를 막기 위해 우산을 폈으나 몰려드는 인파로 경호 저지선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황 대표를 향한 시위는 민주의 문 안쪽에서도 이어졌다.

황 대표는 일부 시민이 비에 젖은 바닥에 드러누워 입장 저지 하는 등 격렬했으나 황 대표는 가까스로 이들을 피해 결국 15분여 만에 기념식장 보안검색대에 도착해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기념식장에 온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와 다른 경로를 통해 별다른 충돌 없이 기념식장에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여야 정치인 등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중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주먹을 쥐고 나란히 노래를 함께 불러 관심을 끌었다. (광주=연합뉴스)
 

한편 2년 만에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모든 시민들은 기념식 마지막 순서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알리는 사회자 멘트가 나오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망설임 없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함께 노래를 불러 더 이상은 ‘님을 위한 행진곡’이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불끈 쥔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으며,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있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함께했으며, 특히 한국당 황 대표도 주먹을 쥐고 나란히 노래를 함께 불러 관심을 끌었다.

1982년 소설가 황석영 씨와 10여명의 문인, 당시 전남대생인 김종률 씨가 만든 ‘님을 위한 행진곡’은 그동안 각종 집회에서 널리 불린 민중가요로서 5·18이 정부 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5·18 기념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기념곡 처럼 함께 불렀다.

그러나 황 씨의 행적과 제목, 가사에 들어있는 ‘님’과 ‘새날’이 북한의 김일성과 사회주의 혁명을 뜻한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로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대체됐으며, 이후 제창 허용을 둘러싼 논란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으로 비화하며 해마다 5월이면 이슈로 떠올르다가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제창을 직접 지시하면서 2017년 기념식부터는 참석자 모두 함께 부르는 제창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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