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녹십자, ‘정맥순환개선제’ 시장에 도전장 낸 이유

‘뿌리는’ 방식 최초…동국제약과 마케팅 경쟁

이동근 기자 2019.04.22 08:59:15

GC녹십자가 최근 출시산 ‘뿌리는’ 정맥순환개선제 ‘바이아트럼’을 직원들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GC녹십자)

 

GC녹십자가 지난 11일 ‘뿌리는’ 정맥순환개선제 ‘바이아트럼’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동국제약 ‘센시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관련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이에 CNB가 두 제품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양사의 마케팅 전략을 살펴봤다. (CNB=이동근 기자)

녹십자, 뿌리는 정맥순환개선제 출시
먹는제형 1위 동국제약, 방어전 나서
제품형태 달라 둘이서 ‘윈윈’ 할수도


정맥순환장애는 정맥의 이상으로 주로 다리 등 하지 부분의 정맥 및 림프관 속 혈액이나 체액이 심장 쪽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하지정맥류, 다리 궤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승무원, 교사, 계산대 근무자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이 질환에 취약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정맥순환개선제는 경구용(먹는) 뿐이었다. 제일헬스사이언스 ‘센실라’, 태극제약 ‘센테라’, 대웅제약 ‘센테라이트’, 풍림무약 ‘우먼시아’ 등이 있으나 99% 이상을 동국제약 ‘센시아’가 점유하고 있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센시아는 센텔라 정량추출물이 주성분으로 정맥의 탄력 향상, 모세혈관 투과성 정상화, 항산화 효과가 있어 다리가 붓거나 무겁고, 저리거나 아픈 증상을 완화해 준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센시아 복용 1개월 이후 통증, 감각이상, 경련, 둔중감 등 정맥순환장애 증상이 70% 이상 개선되며, 다리의 부종도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정맥순환개선제 시장은 동국제약이 개척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회사는 발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출시 다음해인 4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6년 1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40억원을 넘어섰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CNB에 “출시 초기에는 정맥 순환 장애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했고, 개선제도 없었다. 질환 위주로 제품을 알린 것이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며 ‘선점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맥순환개선제 시장 1위 제품인 동국제약 ‘센시아’.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비슷한 제형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은 큰 시장 변화가 없었다. 센시아를 제외한 제품들의 점유율은 1%대에 그쳤다.

이같은 상황에서 GC녹십자가 출시한 정맥순환개선제 ‘바이아트럼’이 주목받고 있다. 앞서 출시한 제품들과 달리 ‘뿌리는’ 제형이기 때문이다.

GC녹십자 정맥순환개선제 ‘바이아트럼’

‘바이아트럼’은 항응고작용을 하는 ‘헤파린나트륨’이 주성분이다. 이 성분이 혈관에 생긴 혈전을 제거해 정맥염·표재성 혈전정맥염 등 정맥류 합병증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GC녹십자 측의 설명이다.

또 리포솜 특허 공법을 활용해 피부 깊숙이 약물을 침투시켜 빠르게 통증을 완화하며, 실제 임상을 통해 약물 투여 7일 이후 통증 평가지수를 평가한 결과, 위약군 대비 통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함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경구형과 뿌리는 제형 중 어느 쪽이 더 약효가 뛰어난지는 비교 연구결과가 없어 논하기 어렵지만, 간편함만으로는 ‘바이아트럼’이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입소문 전략’ vs ‘소비자 마케팅’

신제품 출시로 관련 시장에 변동이 생김에 따라 양사 모두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분위기다.

 

회사 규모로 보면 GC녹십자(2018년 매출 1조3349억원)가 동국제약(4008억원)의 2배가 넘지만, 동국제약이 워낙 일반약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 두 회사의 경쟁은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도전자 입장이 된 GC녹십자는 바이럴 마케팅(소비자의 힘을 빌려 알리려는 마케팅, 소위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맥순환장애’에 대해 소개하는 한편, 약사들을 대상으로도 ‘뿌리는 제형’의 장점을 어필하며 영업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약의 경우 기존의 소비자 마케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약은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남기고 싶은 메세지를 남기는 ‘센시아와 함께하는 센스 있는 화이트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미지는 이벤트 포스터.

이 회사는 올해 초 기업 블로그를 통해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남기고 싶은 메세지를 남기는 ‘센시아와 함께하는 센스 있는 화이트데이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정맥순환장애 바로 알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마케팅을 여는 이벤트 형식의 행사를 많이 해 왔다.

또 지난해에는 개그맨 김국진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정맥순환 질환이 여자들에게만 한정되는 질환이 아님을 알리는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양사 에서는 두 제품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CNB에 “센시아와 바이아트럼의 제형이 달라 같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한데다, 아직 정맥순환장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두 회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경우 시장의 크기 자체가 넓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CNB=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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