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장남 김홍일 조문 첫날, 차분한 분위기에 추모발길

심원섭 기자 2019.04.21 12:14:23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전두환 신군부의 보안사에 연행돼 고문
후유증으로 얻은 파킨슨병과 오랜 투병 끝에 20일 오후 5시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서울=연합뉴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전두환 신군부의 보안사에 연행돼 고문
후유증으로 얻은 파킨슨병과 오랜 투병 끝에 20일 오후 5시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1948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공군장교로 복무했으며, 박정희 정권 시절에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배후로 지목돼 고초를 겪어야 했고, 1980년 5월 17일에는 전두환 신군부의 보안사에 연행돼 고문 도중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가혹한 고초를 겪었다.

그리고 그해 6월에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구속돼 옥고를 치러야 했던 김 전 의원은 이 때 얻은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겨 목디스크 수술을 받는 등 고통을 받았고, 파킨슨병까지 얻게 돼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쓰러져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5시 4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1980년에 평화민주당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를 만들어 부친인 DJ를 적극 도왔고,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권노갑 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승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으며, 이어 2000년에 제16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하였고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시절에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6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뒤 정계를 떠나 파킨슨병으로 투병해왔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홍일 전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조문 첫날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오전 10시 22분께 검은 정장 차림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된 빈소를 찾는 등 고인을 추모하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5·18국립묘지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박 의원은 “고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동지”였다면서 “살아있는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님과 김홍일 의원의 유지를 받들어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개선 즉 햇볕정책을 계승·발전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하겠다”고 침울하게 소감을 밝혔다.

앞서 빈소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도 굳은 표정으로 “야당 대표의, 대통령의 아들로서 본인이 겪었던 고통과 고난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 편히 잠드시기 바란다”고 고인을 기렸으며, 정식 조문이 시작되기 20분 전인 오전 9시 40분께 일찍 빈소를 찾았던 김영록 전남지사는 김 전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거론하며 “우리 민주주의가 정말 제대로 꽃피우고 평화통일이 되는 것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하늘에 가셨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1985년 3월 10일 서울 서교동 성당의 일요미사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가운데), 김 전 의원(왼쪽)의 모습. (자료사진=연하뷰스)

한편 여야는 김 전 의원의 별세에 대해 민주주의에 헌신한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리며 한목소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김 전 의원은 오랫동안 우리 사회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해오셨다”며 “독재정권의 가혹한 고문과 옥고로 병을 얻어 오래 투병하다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셨다. 고인이 꿈꾸셨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우리 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김 전 의원의 국가를 위한 애국심과 생전 의정활동에 대해 알고 계시는 많은 국민들이 크게 안타까워 할 것”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목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의 역경과 고난을 함께 한 분”이라며 “15·16·17대 국회의원으로서 훌륭한 의정활동의 족적을 남긴 김 전 의원은 군부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해왔다. 그렇기에 더욱 애통함과 슬픔이 크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아버지 곁에서 민주화 선구자로서 영면하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사진은 지난 2004년 5월 17일 광주 5.18묘지에서 묵념하는 김 전 의원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김 전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바 있는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고인은 생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였다”며 “고문 후유증으로 인한 지병으로 끝내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 대변인은 “암울하던 시절 민주연합청년동지회를 결성해 이 땅의 민주화운동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에 큰 힘을 보탰으며, 어려운 시절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김 전 대통령과 정치적 역정을 같이 한 고인은 이 땅의 정당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민주화와 인권을 향한 고인의 의지를 계승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에 의해 고문 등 갖은 고초를 겪었지만, 민주화를 향한 고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며 “민주화를 꽃피우는 데 헌신한 김 전 의원의 영면을 기원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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