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고려인 1세대 모두 독립유공자…대한민국의 큰 자랑”

우즈벡 동포간담회…“고려인 전속극단 설립” 요청에 강경화 장관 “방안 찾겠다”

심원섭 기자 2019.04.21 11:55:00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현지시간) 타슈켄트에서 개관 행사를 한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역사·문화 유적 도시인 사마르칸트로 떠나기 직전 타슈켄트에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이날 개관한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남 빅토르 타슈켄트 부천대 총장, 박 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 신 아르레피나 유아교육부 장관 등 재외동포와 고려인 등 약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고려인 1세대는 모두 애국자이고 독립유공자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즈베키스탄의 자랑스런 국민으로 자리잡은 여러분이 너무나 대단하고 고맙다”면서 “수교를 맺은지 30년도 되지 않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형제국이 된 것은 고려인 동포 여러분이 계시기 덕분으로 우즈벡 국민으로 존경받고 있는 18만 고려인 동포는 대한민국에게도 큰 자랑”이라고 고려인들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면서 격려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저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돼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은 차원이 다르게 발전해 갈 것”이라면서 “이미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사이에 무려 120억달러의 협력 사업이 약속됐다,”고 이번 국빈방문의 성과도 소개하기도 했다.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현지시간) 타슈켄트에서 개관 행사를 한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입장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양국협력의 법적·제도적 기반도 대폭 강화하고 특히 양국 대통령들이 협력 사업의 진척을 정기적으로 직접 챙길 것”이라며 “동포 여러분께서 서로 돕고, 단합해온 소중한 전통은 우즈베키스탄과 대한민국 양국 공통의 저력이 됐다”고 고려인 동포들에게 공을 돌렸다.

문 대통령은 “고려인 1세대들에게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한 이곳이 제2의 고향이고, 후손들에게는 우즈베키스탄이 그야말로 나고 자란 고향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여러분의 선조들이 사랑했던 땅, 대한민국도 늘 가슴 한 켠에 품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아울러 고려인 동포 여러분 한 분 한 분 모두를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의 마음을 늘 기억해 달라”고 당부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는 항일독립운동에 뛰어든 의병과 지사들의 후손들이 참석해 문 대통령은 평안남도 의병 이인섭 선생(건국훈장 애국장), 한인사회당 선전부장 전일 선생(건국훈장 독립장), 김경천 장군과 함께 항일독립군 부대를 이끈 한창걸(건국훈장 애족장)·한성걸(건국훈장 건국포장) 형제를 직접 소개하며 “네 분 선생의 후손들이 모두 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박수로 환영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현지시간) 타슈켄트에서 개관 행사를 한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화동에게 꽃을 받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이어 박 빅토르 고려문화협회장은 건배사에서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양국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모든 고려인을 대표해 아름다운 공간을 고려인 사회에 선물해 주신 대통령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으며, 이에 니 류드밀라 고려문화협회 문화 담당은 “80년간 꾼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랜 고려인 숙원이 풀린 것 같아 기쁘다. (한국문화예술의 집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 정부가 건립 비용을 지원한 양국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하면서 “전속 극단이 필요하다는 게 타당한가요”라고 바로 옆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문하자 강 장관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아리랑 요양원장께서 독거 어르신을 보살피는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 아내(김정숙 여사)가 어제 방문했는데 그 기회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진입로도 포장하고 여러 장비를 교체해 줬다. 다시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 여사도 “그분들에 대한 존경을 어떻게 표하고, 또 어떻게 도움을 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서울대 치과 선생님들도 어르신들의 틀니 보정 작업을 하고 코이카도 정기적으로 봉사를 나온다. 어르신들이 한국 정부에 고맙다고 하시는 데 여기 계신 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20일 오후 (현지시간)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에서 박수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고대 유라시아 대륙 교류의 중심 도시이자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유적지로, 2001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사마르칸트를 찾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박물관에서 고대 한국인 사절의 모습이 담긴 벽화를 살펴보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관련 설명을 들었으며, 이 밖에도 7세기 바르후만왕 즉위식에 참석한 외국 사절단의 모습이 담긴 벽화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1천400여년 전부터 교류해 온 오랜 친구같은 관계”라며 “이번 시찰을 통해 과거 유라시아 대륙과의 교류 역사 및 우즈베키스탄의 유구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고 언급한 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부부의 주최로 친교 만찬이 진행했으며,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인연을 보여주는 유적을 설명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말처럼 오래 전부터 양국은 먼 거리에도 서로 교류해 왔다”며 “아울러 유라시아 대륙에서 양국이 협력하는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오늘 일정을 특별히 준비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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