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차 북미정상회담 좋을 것…김정은과 관계 훌륭”

金 “3차 북미회담 용의…제재해제 목말라 회담 집착 안해”…시정연설에 화답

심원섭 기자 2019.04.14 10:43: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전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용의를 밝힌 것과 관련해 “우리가 각자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화답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전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용의를 밝힌 것과 관련해 “우리가 각자 어디에 서 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의 개인적인 관계가 매우 좋고, 우리가 서로 어디에 서있는지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마도 훌륭하다(excellent)는 용어가 훨씬 더 정확할 것”이라고 친밀감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도력 아래 비범한 성장, 경제 성공, 부(富)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면서 “머지않아 핵무기와 제재가 제거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그러고 나서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되는 것을 지켜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주장해 미국이 요구하는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미국은 전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며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 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며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해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감조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처럼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세차례 남북정상회담후 처음으로 강한 불만을 나타냄으로써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에 적신호가 켜진 양상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 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내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려보려고 모지름을 쓰고, 미국은 남조선 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며 북남합의 이행을 저들의 대조선제재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 책동하고 있다”며 “이로 말미암아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가, 아니면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조성된 불미스러운 사태를 수습하고 북과 남이 힘들게 마련한 관계개선의 좋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것이 평화와 통일의 의미있는 결실로 빛을 보게 하자면 자주정신을 흐리게 하는 사대적 근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은 세차례 남북정상회담후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에 적신호가 켜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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