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39년 만에 법정에 서기 위해 광주행

긴장된 얼굴로 입 굳게 다물고 이순자와 동행…거동 이상 없어

심원섭 기자 2019.03.11 11:10:09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11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판 에 출석하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승용차에 탑승해 부인 이순자 여사 및 경호요원들과 함께 광주로 출발했다.

전씨가 광주를 찾는 것은 퇴임 후 39년 만에 처음이며 이날 오전 8시32분 진뜩 긴장하고 찌푸린 표정으로 자택을 나와 부인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이순자씨, 변호인과 함께 에쿠스 승용차에 올라 탄 뒤 광주로 떠났으며,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대의 차량으로 광주까지 경호하기로 했다.

전씨 자택 앞에는 취재진과 600여명의 경찰병력이 가득 찼으며, 일부 태극기부대가 태극기를 흔들며 전씨를 격려하기도 했으며, 특히 전씨가 탄 차량이 큰 길로 나가려 하자 한 남성이 ‘문재인 정권 인민재판 규탄한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차량 앞으로 튀어나왔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로 비난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앞서 광주지법 재판부는 전씨가 알츠하이머와 독감 증세 등을 이유로 재판에 2차례 불출석하자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구인장은 피고인 또는 증인이 심문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소환할 수 있도록 발부하는 영장으로, 구인장 집행을 거부하면 신병을 구금하는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씨 측은 이번에는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씨가 1996년 내란수괴·내란·내란목적살인 등 13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3년 만에 이날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리는 재판에서는 공소사실 요지를 고지하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재판과 관련된 증거를 인정하거나 부인하는 절차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참관 인원을 총 103석(우선 배정 38석·추첨 배정 65석)으로 제한하고 입석 등은 허용하지 않으며, 특히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알려진 만큼 재판부가 전씨의 의사소통능력 등을 확인하는 질문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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