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의원들, 국외연수 중 가이드 때리고 접대부 요청까지

현지 가이드,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종철·권도식 의원 실명 거론하며 폭로

김성민 기자 2019.01.08 18:26:54

박종철 경상북도 예천군의회 의원(자유한국당 소속)이 국외연수를 가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을 때, 이 연수에 동행했던 권도식 의원(무소속)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다.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미국 현지 교민이자 지난해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 가이드를 맡았다가 당시 부의장이던 박종철 의원에게 폭행당했던 A씨를 인터뷰했다.

A씨는 “처음에는 농담하는 건가 싶었는데 (권도식 의원이) ‘이거 농담 아니다. 정말로 좀 찾아봐 달라’라고 했다”며 “‘여기는 그런 곳이 없다’고 그랬더니 ‘보도(전화로 부르는 성매매여성)를 불러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권도식 의원이 그 뒤로도 같은 부탁을 여러 번 했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앵커는 A씨에게 당시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고 말한 의원이 한 명이었는지 물었고, A씨는 권도식 의원이라는 실명 언급과 함께 "그건 한 사람만 계속 그랬다"고 대답했다.
 

경상북도 예천군의회 권도식 의원(왼쪽)과 박종철 의원. (사진 = 예천군의회 홈페이지)


논란의 당사자인 권도식 의원은 한겨레, 동아닷컴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캐나다로 가는 버스에서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단 한 번 ‘현지에도 도우미가 나오는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이 있느냐. 있으면 일정 끝나고 한 번 가고 싶다’고 말했고, 가이드가 ‘없다’고 해 그걸로 그 이야기를 끝냈다”면서 “솔직히 말하면 노래방 가면 눈도 어둡고 번호도 책자에 있는 번호도 찾아주고, 그런 의도로 물어본 건데 수차례 요구했다고 하니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예천군의회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 일정으로 군의원 9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공무원 5명 등이 미국과 캐나다에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국외연수에서 예천군의회는 1인당 442만 원씩 모두 6188만 원의 군 예산을 썼는데, 일정 상당수는 나이아가라 폭포, 아브라함 대평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캐나다 퀘벡 쁘띠샹플랭 거리 등 관광명소의 투어 일정으로 채워져 사실상 외유성 출장에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연수 나흘째인 23일 오후 6시(현지 시각)에는 박종철 의원의 폭행 사건이 터졌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버스로 이동하던 중, 술에 취한 박종철 의원이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 안경 파편이 안면에 박히는 부상을 입었으며, 미국인 버스운전 기사가 신고해 현지 경찰까지 출동했다.

당시 출동한 캐나다 경찰은 박 의원을 연행하려고 했지만 A씨는 일정이 망가질 것을 우려해 경찰을 만류했고, 마지막 날에는 박 의원과도 군의원들의 중재로 미화 3300달러와 한화 173만 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처음 폭행 사건이 알려졌을 때는 오해라고 부인했으나, A씨가 지난 4일 언론에 제보한 내용이 알려지자 뒤늦게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뒤 군의회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그런데 8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A씨는 폭행 가해자인 박종철 의원에게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박 의원은 당시 자신이 서명해 준 합의서를 주머니에 넣자마자 돌변해 막말을 하며 "너도 나 때려봐라, 나도 돈 좀 벌어보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털어놔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박 의원의 폭행 사건에 관한 명확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거나 세금으로 가는 국외연수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청원들이 올라오는 등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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