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후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58분 동안 가진 회담에서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평화의 큰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푸틴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두고 있는데, 그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서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제1차 한러지방협력포럼도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의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하는 아주 좋은 성과가 있었다”며 “행사가 성공할 수 있게 극동장관을 통해 축사를 보내 대독하게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렇듯 지금 양국은 교역량과 인적교류 확대, 중앙정부와 지방 간 협력,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아주 만족스럽게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런 좋은 협력이 계속 이어져 수교 30년이 되는 2020년에는 교역량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달성 목표를 반드시 이루길 기대한다”며 “오늘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고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번영을 함께 만드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철 경제보좌관, 김의겸 대변인,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이태호 통상비서관 등이 배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장관, 유리 트루트네프 경제부총리,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데니스 만투로프 산업통상부 장관,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 막심 오레시킨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제21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제13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양국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조우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