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공립 유치원에 집착하는 정부

이병화 기자 2018.11.08 11:32:57

▲서울의 한 공립단설 유치원.(사진=연합)


“근무하는 건물에 안심하고 자녀들을 맡기고 근무에 집중할 수 있고 퇴근하면서 자녀들도 함께 하원합니다”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한 국내 대기업 연구소 직원의 말이다. 

여성근로자 300명이나 근로자 5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에는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해당 사업장의 사업주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해 보건복지부가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있고 이행명령, 이행강제금 처분을 내린다. 

다행히 올해에는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가 미이행 사업장 명단 공개를 한 이후로 가장 많은 사업장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에도 미이행 사업장이 88개소나 됐다.

급식·회계 비리로 신뢰를 잃어버린 유치원을 대신할 선택지는 많지 않다. 집 근처의 민간·국공립 어린이집이나 직장어린이집에 맡기거나 아이들의 조모·조부에게 맡기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유치원 원아에게 지원된 급식비로 교직원 급식비를 집행한 경우와 최근 중국에서 유치원장이 급식용 우유에 물을 타 양을 늘려 원아들에게 준 사실은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중죄와 비교해 덜하지 않다.

정부는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유치원 비리의 원인을 민간에게 사회복지시설인 어린이집의 운영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인식이 일견 맞는 측면도 있다. 

동양의 고대사회에서 공(公)이란 통치자의 입장인 관(官)을 의미하는 반면 사(私)는 피통치자의 입장인 민(民)을 의미했다. 이는 나중에 성리학 단계에서는 천리를 따르는 것이 공이고 사람의 욕심을 따르는 것이 사를 의미하게 된다. 탐욕으로 유치원 원아들의 급식비를 유용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정부는 공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집은 6세 미만, 유치원은 만3세~초등학교 취학 전의 연령에 있는 영유아를 보육하는 곳이어서 사실 만3세 이상의 유아는 어린이집에서 보육해도 된다. 비리유치원의 대안으로 정부가 굳이 국공립 유치원에 집착할 이유는 없다.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각 사업장에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방안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어린이집은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유치원과 달리 사회복지시설이기 때문에 비영리시설이어서 자체적으로 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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