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합의문에 없는 김정은 메시지 트럼프에 전달”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주한미군, 종전선언·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

심원섭 기자 2018.09.20 20:03:16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2박3일간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한 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를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23일간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 23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도착한 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프레스센터를 찾아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를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 제의가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라며 그런 부분은 앞으로 제가 방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그때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미국은 우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고 답을 듣길 원한다.”반대로 북측에서도 우리를 통해서 미국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그런 역할들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충실하게 하고 북미 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하고 그것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동시에 북미 관계를 청산한다는 것이 우리가 종전선언을 사용할 때 생각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도 제가 말한 것과 똑같은 개념으로 종전선언을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되며 그때까지 기존의 정전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 지위라든지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에 의해서 지금 주둔하고 있는 것이므로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하고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 대해 김 위원장도 동의한 것이고, 종전선언에 대한 개념이 정리가 된다면 종전협정이 유관국들 사이에 보다 빠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며 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순탄하지 않고 북미 대화 진전이 남북관계 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하며 북한도 우리에게 북미 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의했다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하며, 이번 남북회담을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합의서에 담지 못했지만 구두로 합의된 것도 있으며 (남북)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지자체 간의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 취재진에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보고대회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성원해주신 덕분에 평양에 잘 다녀왔습니다.

국민들께서 보셨듯 정상회담에서 좋은 합의를 이뤘고, 최상의 답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3일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 간 신뢰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북측에선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표단을 정성을 다해 맞아 주었습니다.

 

오고 가는 동안 공항과 길가에서 열렬하게 환영해주고 환송해준 평양시민들께 각별한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백두산에 오가는동안 삼지연공항에서 따뜻하게 맞아주고 배웅해준 지역주민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51일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집단체조와 공연에서 15만 평양시민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상 최초로 연설을 하는 기회를 가졌다. 한반도를 영원히 핵무기 없는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 연설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줬다.

 

지난 3일 간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비핵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첫날 회담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사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거듭 확약했습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합의사항이 함께 이행돼야 하므로 미국이 그 정신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준다면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는 차원에서 우선 동창리 미사일시험장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 참관하에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트통과의 2차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같이 북한이 비핵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건 지난 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 외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미국과 협의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며 우리와 논의하는 걸 거부해왔습니다. 그러나 북미대화 순탄지 않고, 북미 관계 진전이 남북과 연계된다는 사실에 같이 하면서 북한도 북미대화 중재를 우리에게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저희에게 제의했습니다.

 

저는 역지사지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합니다. 북미간 대화를 재개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회담에서 남북관계 중 가장 중한 결실은 군사분야 합의입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과 북은 우리의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와 같은 상호간 위협적인 군사무기와 병력 감축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남북 간에 있어서 경제협정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종전하는데서 나아가 미래의 전쟁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합의서에 담진 못했지만 구두로 합의된 것도 있습니다. 국회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지자체의 교류도 활성화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가동을 위해 북측에 몰수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청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동의했습니다. 올해는 고려 건국이 1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개최되는 대고려전에 북측문화를 함께 개최할 것을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평양 가기 직전인 지난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문을 열었습니다. 남북대화와 협력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함께 남북이 본격적으로 오가는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여유를 두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로 표현했지만 가급적 올해 안에 하기로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김 위원장을 직접 보고 그의 육성을 직접 듣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오늘 서울 오기 전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천지에 올라 저는 국민들이 굳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평양공동선언 빨리 시행하기 위해 범정부적 추진체계를 만들 것입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가까운 시일 내에 열고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잠시 당부드립니다. 오직 국민의 힘으로, 지지와 응원 덕분에 회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평화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의 숙원입니다. 그 숙원을 모두 이루는 길에 국민과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 회담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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