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北 최고지도자론 처음 ‘서울 방문’ 합의

南 일부부정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남 결단…성사시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심원섭 기자 2018.09.19 20:25:3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서울방문이 성사될 경우에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 땅에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남북 정상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방식의 정상회담 정례화가 가시화하는 등 남북관계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공동취재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9월 평양공동선언한반도의 전쟁 위협 및 비핵화 등을 담은 합의문과 관련한 공동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공동합의문의 내용 외에 가장 전 세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합의였다.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성사될 경우에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 땅에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남북 정상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방식의 정상회담 정례화가 가시화하는 등 남북관계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양 정상이 이날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고 돼 있으며, 문 대통령은 합의서 서명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시일과 관련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평양으로 건너가거나 중립지역인 판문점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방남이 성사된다면 남북관계 역사에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으로, 문 대통령도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김 위원장은 지난 427일 열린 정상회담 당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넘어 왔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판문점은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남한 방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남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6·15 공동선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던 사항이지만 답방은 한 번도 진지하게 추진되지 못했고 김정일 위원장은 2011년 사망했다.

 

아울러 2007년 노무현 대토영과의 정상회담 합의문인 10·4선언에는 남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만 담았을 뿐 답방은 적시하지 못했으며, 이에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우리가 욕심을 냈던 것이 거의 들어가 있었는데 딱 하나 빠진 게 있다면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한 방문이 성사되지 못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북한 내에서도 최고지도자의 시찰은 대부분 사전에 대외에 공지되지 않은 채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하는데, 남한에서는 돌발 상황에 대응이 힘든 경호 문제가 꼽혀 왔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6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향하는 등 북한 밖을 벗어나는 데 대해 선친보다는 훨씬 유연한 태도를 보여 왔던 성향이 서울 방문을 약속하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북한 최고지도자의 방남에 반대하는 여론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음에도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는 데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어차피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는 인식으로 결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관계개선의 더 높은 단계를 열어놓고, 조선반도를 공고한 평화 안전지대로 만들며 평화 번영의 시대를 보다 앞당겨 오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문 대통령 역시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지대로 만들어감으로써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가슴이 벅차다고 소감을 전한데서도 이 같은 결단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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