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강동완 교수, 저서 '평양 밖 북조선' 발간

압록강·두만강 등 북·중 접경지역 주민들 실상 담은 사진 990장 엮어

최원석 기자 2018.09.19 11:15:52

▲강동완(왼쪽)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신간 <평양 밖 북조선>. (사진=동아대)


“2018년 4월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났다.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역사적 만남이라 했다. 만남 이후, 마치 모든 사람들이 이제 한 길로 갈 것처럼 여겨졌다. 세상의 외딴섬으로 남아 있던 평양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오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발걸음은 더디며,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이다. 독재자라는 사실은 변함없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거대한 '감옥'이다”


'북한 전문가'이자 동아대 부산하나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강동완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북·중 접경지역 2000km에 거주 중인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저서 <평양 밖 북조선>을 최근 발간했다.


'사람'과 '공간', '생활', '이동', '경계', '담음' 등 모두 6장 39개 주제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인 강 교수가 직접 북·중 접경지역에 방문해 찍은 사진 999장을 엮었다.


저자는 대포처럼 투박하게 생긴 900mm의 망원렌즈로 압록강과 두만강 주민들의 실상과 그 이면에 남아 있는 분단의 오랜 상처를 담고자 했다. '사진은 또 다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린 그는 셔터를 누르는 사람의 의도대로 편집된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 시야에 들어오는 북한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하려고 노력했다.


한 북한이탈주민 청년이 사진 한 장을 아무 말 없이 뚫어지게 쳐다보는 장면은 이 책의 백미다. 강 교수가 찍은 사진 속 인물들 중 혹시라도 헤어진 어머니가 있을까봐 눈을 떼지 못한 것이다. 고향이 남쪽인 저자는 찍은 사진을 카메라 초점과 구도, 색감 등으로 추려냈지만 북쪽에서 태어난 청년은 사진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어머니의 체온을 간절히 찾고자 했다. 그렇게 분단은 서로에게 달랐고 하나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북한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를 살며 아파하는데 위정자들만 높은 자리에 앉아 '만세'를 부르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주의 지상낙원’이 아니라 정작 웃음 띤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철창 같은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람이 사람답게, 사람다울 수 있을 때 봄이 온다고 말할 수 있다. 정녕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려나? 가을이 지나 계절이 바뀌면 두만강 칼바람 속 겨우살이 하는 북녘의 사람들을 담으려 한다. 다시 또 이 길을 떠날 것이다”고 책에서 말한다.


강 교수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북녘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하고 싶었다”며 “북한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하는데 이 책을 북한 사람을 이해하는 통일의 길잡이가 되는 사진으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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