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석의 미국주식] 시름이 깊어만 가는 식품업계, 그 이유는?

장우석 기자 2018.05.24 09:05:31

최근의 미국주식시장은 2017년만큼의 상승폭은 아니지만 2018년 현재 전년 대비 평균 2%가량의 상승세(S&P500기준)는 유지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지속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에 단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많이 호전되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떤 종목이 올해에만 29%가량 하락하고, 또 어떤 종목은 28%, 27% 각각 하락했다면 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마음이 무척이나 괴로울 것이다.

괴롭지만 하락의 이유와 향후 대응방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다.

이렇게 큰 손실률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는 바로 제너럴밀스, 크라프트하인즈, 캠벨수프다.

하나같이 익히 알려진 기업들인데, 제너럴밀스는 1866년에 설립된 식품회사로 각종 쿠키나 비스켓, 요플레 등을 생산하는 회사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하겐다즈로 유명해진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소유를 하고 있다.

크라프트하인즈는 케첩을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데 1909년에 설립되었고, 캠벨수프는 수프를 만드는 회사로 1869년에 설립되었다.

한마디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기업들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미국주식시장의 흐름이 좋고, 미국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긍정적인 예상이 가능한데, 이 3개 기업들의 수익률이 평균 28% 손실이라는 점에서 의아해질 수밖에 없다.

“월급 두 배 올라도 아이스크림 두 배 안 먹어”

왜 이 식품기업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걸까.

첫째, 아무리 경제가 좋아지고 급여가 상승해도 평소에 먹던 수프의 양과 케첩의 양, 그리고 아이스크림의 양을 두 배로 소비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 급여가 상승하면 평소에 관심을 보였던 고급가방이나 자동차, 가전제품, 여행 등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둘째, 이들 세 기업의 제품은 미국에서의 소비가 70~8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나머지 20~30%가 글로벌 매출인데, 지금처럼 미국의 달러가 약세로 유지되면 미국 내의 소비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은 환율로 인해서 훼손된다. 오히려 미국보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80%이상인 반도체기업이나 IT기업 등이 환율로 인한 수혜가 가능하다.

이 부분은 달러인덱스를 확인하면 쉬운데, 1년전 달러인덱스가 100이었고, 지금은 93.59로 7% 가까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월급에 비례해서 식품구매가 늘지는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셋째,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고배당 종목이지만 금리상승으로 인해서 그 매력이 감소한 점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배당률은 연4%대로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적에 대한 우려와 그로 인한 주가의 하락예상, 그리고 금리상승 등으로 인해서 그나마 장점도 희석되고 있다. 배당투자로 유명했던 유틸리티 업종이 약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넷째, 점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원재료 비용을 증가시켜 이들 회사의 실적을 감소시키고 있는 점도 악재다. 물론 이 부분에서 원재료 비용의 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해서 어느 정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100%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서 원성을 들을 수도 있고, 결국의 판매부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이유들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업종이 되었다. 사실 IT나 금융주, 산업재 등 잘나가는 업종에 대한 절대적인 선호도로 인해서 부동산업종, 유틸리티업종과 더불어서 심하게 차별받고 있는 업종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캠벨수프는 데니스 모리슨이 7년째 회사를 이끌었던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으며 무디스에서의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수모까지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부진과 악재를 잘 이겨낼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전히 경기가 확장된다는 확신이 있는 상황에서 선뜻 매수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것은 나만 그럴까 싶다.

당분간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케첩을 먹는 정도로만 이들 기업과의 인연을 유지할까 싶다.

[장우석 유에스스탁 본부장]


* [장우석의 미국 주식]은 월 2회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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