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한미 간 공조를 긴밀히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이 단독회담과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잇달아 열어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 공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최근의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데, 나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것은 세계사에 있어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이 과연 실현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미 간에 여러 번 합의가 있었지만 정상들 간에 합의가 도모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라며 “더구나 정상회담을 이끄는 분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극적인 대화,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그 중요한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뤄내는데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리고 그것은 북한에게도 실제의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에 북한에게 평화와 번영을 만들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할 경우 체제안전을 보장하겠으며, 한국과 같은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하고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는 단계적 해결이 아닌 일괄타결(all-in-one)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회담 연기 가능성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가면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100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매우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일단 가봐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CVID를 할 경우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을 얘기해왔다.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조 달러를 지원받아 ‘가장 놀라운 나라 중 하나’로 발전했다. 북한도 한국과 같은 민족”이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해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강경해진 태도 돌변에 영향을 줬다는 ‘배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김정은은 역사상 없는 가장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 국민들 뿐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서, 한반도를 위해서 굉장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손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북한과의 협의에 매진해 달라. 우리 정부도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최근 보여준 북한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는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긍정적 상황변동은 한미 양국 모두에 한반도 역사의 진로를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길로 바꿀 수 있는 전례 없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의 창을 제공해주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은 지난한 여정이 될 것인 만큼 우리는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쉽지 않은 과정을 넘어 전 세계에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위업을 이루도록 두 분께서 잘 보좌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