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정상회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북미대화 앞세우며 속도조절론 제시…“쇼트트랙 선수들 모두 잘해줘”

심원섭 기자 2018.02.18 13:02:33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 외신 기자와 악수하고 있다.(평창=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해 내외신 취재진을 격려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제시해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며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며 우선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우리 한반도의 고조됐던 긴장을 완화하고 평창올림픽을 안전한 올림픽으로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남북 단일팀과 공동입장, 공동응원 등이 전 세계인에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남북 대화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더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우리 기자들이 내가 그 올림픽 현장에 있었다, 그 올림픽을 내가 취재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런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는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로 하는 듯 한 정치권과 언론의 성급한 관측과 높아진 기대감에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올림픽파크 내 운영인력 식당을 방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식사하기에 앞서 격려말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갈등의 핵심축인 북미 간에 대화 분위기가 형성돼야 남북 정상이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확고한 인식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서둘러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 우선, 동맹국이자 한반도 문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동시에 북미 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내외신 기자 격려에는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이 배석했으며, 이어 문 대통령은 올림픽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7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김아랑의 1위가 확정되자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제공=연합뉴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강릉 아이스 아레나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한국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으며, 특히 쇼트트랙 여자 1,500·남자 1,000에서 최민정 선수가 금메달을, 서이라 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관중들과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18일 이 같은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역주한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최강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수고 많았다. 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 서이라 선수뿐 아니라 김아랑 선수, 임효준 선수, 심석희 선수, 황대헌 선수 모두 잘해주었다오늘 경기장에서 여러분의 뜨거운 숨결과 체온을 직접 보고 느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좌절을 이겨냈을지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한계에 맞서고 도전하는 모습을 눈부시게 볼 수 있었으며 서이라 선수가 다시 일어나 역주를 펼칠 때는 관중들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모든 대한민국 대표 선수 여러분, 아직 여러분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부상 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 여러분의 몸짓 하나하나에 국민은 함께 긴장하고 함께 질주할 것이며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 하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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