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친일파와 빨갱이’ 보도연맹 관심 증폭

김성훈 기자 2017.08.19 14:16:29

▲(사진=SBS)

19일 밤 11시 5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도둑골의 붉은 유령-여양리 뼈 무덤의 비밀’ 편이 방송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경남 마산의 여양리 도둑골에서는 갑작스러운 죽음이나 사고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여양리는 마산 버스 운전기사들에게 피하고 싶은 노선. 여양리 버스 종착역에 다다르면, 희끄무레한 여인의 형상이 보인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난 2002년이었다. 태풍 루사로 여양리에 큰비가 내렸다. 이때 수십 여구의 유골이 밭으로 쏟아졌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마을 노인들은 묵묵히 유해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들은 이내 오랜 침묵을 깼다. 

모두가 알지만 숨겨왔던 이야기다.

이후 2년 후 경남지역 유해 발굴팀에서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수 십 여구에 불과한 줄 알았던 유골은, 구덩이마다 쌓여있었다. 총 200여구의 시신이었다. 발굴팀은 죽음을 당한 인물이 누구였는지 추적에 나섰다.

1950년 여름날의 마산 여양리, A 할아버지는 그날도 비가 많이 내렸다고 기억했다. 여양리 너머에서부터 낯선 얼굴들이 트럭에 실려 왔다는 것. 이내 어디선가 큰 총소리가 들려왔고, 비명이 이어졌다. 얼마 후 경찰은 마을 청년들을 시켜 죽은 사람들을 묻으라고 했다.  왜 그날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죽어야 했을까?

1949년 이승만 정부는 좌익사상에 물든 사람들을 전향시켜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국민보도연맹’을 창설했다. 하지만 사상과 무관한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비료며 식량을 나눠 준다며 가입시켰다. 

하지만 비극이 시작됐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정부가 전투와는 관련 없는 지역에서 보도연맹원을 대량 학살한 것. 좌익 사상을 가진 적이 있다며 인민군과 연합할 수 있다는 구실로 보도연맹원들은 이유도 모른 채 끔찍한 죽임을 당했고 불순분자로 간주됐다.

보도연맹의 원형은 친일파와 연결돼 있었다. 일본 제국주의가 반대자들과 독립운동가의 사상을 통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조직이 이른바 ‘보국연맹’이며 ‘야마토주쿠’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런데 해방 후 친일 검사와 경찰들이 야마토주쿠와 꼭 닮은 보도연맹을 창설한 것이다. 

친일파는 친일이라는 치부를 덮고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 위해 반대자들을 ‘빨갱이’라 명명했다. 그리고 실체조차 불분명한 오랜 혐오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공산주의를 거부하고 남하한 우익민족주의자, 계엄군의 총칼에 맞서 저항한 시민들,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도 ‘빨갱이’로 불리고 위험한 존재로 몰렸다. 낙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광복절 주간으로 친일파와 빨갱이라는 우리 사회의 오랜 갈등의 근원을 풀기 위한 국가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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