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의 ‘뚝심 투자’, 글로벌 제약사 'BMS' 유럽공장 인수

선명규 기자 2017.06.19 10:52:26

SK그룹이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한다.

18일 SK㈜는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이 아일랜드 스워즈에 위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8만1000리터 규모)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설비를 통째로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핵심 성장 사업인 바이오∙제약 영역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SK바이오텍은 이번 M&A로 생산 설비와 전문 인력은 물론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계약과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공급계약까지 가져오게 됐다. 

SK㈜ 관계자는 “BMS가 판매중인 주요 제품 공급계약까지 인수하는 것이라 BMS 측에서도 인수 상대를 까다롭게 선별할 수 밖에 없었다”며 “SK바이오텍은 지난 10년간 BMS에 원료의약품을 공급해 온 주요 공급사로, 세계 최초 양산화에 성공한 연속반응기술 등 독보적 기술과 품질관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SK는 세계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회사)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지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됐다.

스워즈 공장은 BMS가 생산하는 합성의약품 제조 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정을 담당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업계로부터 “고난이도 제품을 수십년간 이슈 없이 생산하고 어려운 요구에도 늘 해결책을 제시해 온 업계 최고의 의약품 생산 공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스워즈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료의약품은 인구고령화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항암제,당뇨치료제 및 심혈관제로시장 전망이 밝은데다, BMS∙아스트라제네카 등 선진 제약사들의 제품이 대부분이라 SK바이오텍의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이번 M&A는 아일랜드 정부 및 아일랜드 투자청(IDA)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성사된 것인 만큼 추후 유럽 내 CMO 사업확장에도 지속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과는 최태원 SK 회장의 바이오∙제약에 대한 뚝심 있는 장기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성공여부가 불확실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제약 산업에 20년 이상 장기 투자를 계속했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의 투자와 연구 역량을 결집해 왔다. 

SK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매출 1.5조원, 기업가치 4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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