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세상] ‘KT지니’와 ‘SKT누구’ 맞설 LG유플러스 비장의 무기는

인공지능 후발주자, 대기만성 할까

황수오 기자 2017.04.29 09:15:21

▲LG유플러스가 올해 안으로 인공지능을 적용한 ‘AI스피커’를 출시한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같은 계열사인 LG전자가 ‘CES 2017’에서 아마존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선보인 가정용 로봇이다. (사진=LG전자)

KT와 SKT가 각각 ‘기가지니’와 ‘누구’를 출시하며 인공지능(AI) 분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가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LG유플러스까지 진입하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사물인터넷 분야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과연 대기만성(大器晩成) 할 수 있을까. (CNB=황수오 기자) 

실체 없이 소문만 무성, 신비주의 작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래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해를 인공지능 혁신의 해로 선포, 각자 포문을 연 상태다. 

SKT는 지난해 9월 음성인식 비서 ‘누구’를 SK브로드밴드의 ‘Btv’와 연동해 출시한 뒤 계속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이 기기는 음성만으로 최신유머를 비롯해 위키피디아 검색, 라디오 청취, T맵 길안내, 음식 배달 등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SKT는 이런 기능 외에도 SK㈜C&C의 IBM ‘왓슨’ 기반의 ‘에이브릴’과 협력해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KT는 TV에 연결하는 음석인식 셋톱박스 ‘기가지니’를 지난 1월 출시했다. TV채널을 설정하는 것을 비롯해 음악, 교통정보, 날씨 등 15가지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자동차·부동산·금융 등으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열린 국내 최대 모터쇼인 ‘2017 서울모터쇼’에서는 ‘지니’와 ‘현대차 ’아이오닉‘을 연동해 원격시동과 위치안내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Home to Car‘를 선보이기도 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아직 인공지능을 이용한 음성인식 기기를 선보이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조만간 SKT와 KT에 맞설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3월 17일 서울 용산구 본사 사옥에서 기자들에게 “올해 안에 AI 스피커를 출시하겠다”며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사업 분야에서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고, 글로벌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가지니’와 ‘누구’를 능가할 제품의 출시를 암시한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제품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분야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가정용 사물인터넷(IoT)과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홈IoT 사업에서 지난해 55만 가구를 돌파해 이통3사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와의 협업도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에 이미 ‘딥 러닝’ 기술을 탑재한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IoT 기술력이 합쳐져 상상 밖의 상품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역사상 큰 성공을 이룬 기업의 상당수가 후발주자였다는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드자동차를 앞지른 GM, 오버추어와 마이스페이스를 앞지른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고객들은 익숙한 제품을 계속 찾는 경향이 있다”며 “LG유플러스가 획기적인 기능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통3사의 인공지능 기술력이 엇비슷한 만큼, LG유플러스가 기존 틀을 깨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단 얘기다. 

(CNB=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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