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속, 광화문 80만명, 지방 4만5천명 촛불 운집

文·안희정·이재명·孫 등 야권 대선주자들 잇따라 집회 참석…탄핵 힘 싣기

심원섭 기자 2017.02.19 13:49:15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 후 첫 주말이자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인 18일 날씨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84만명이 넘는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 후 첫 주말이자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인  18일 날씨는 여전히 차가웠지만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84만명이 넘는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16차 촛불집회가 열린 이날 최종공지 시간(오후 9시20분) 기준으로 서울(광화문) 80만명, 부산 2만3000명 광주 1만명 대구 2000명 전남(14개 시군) 2700명 전북(전주, 군산, 임실 등) 1500명 경남(창원, 김해, 진주 등) 1200명 울산 1000명 제주 1000명 등 지방 4만5000명 포함 84만5000명(이하 연인원)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퇴진행동측은 “갑작스러운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탄핵 지연 어림없다’ ‘특검기간 연장하라’ 요구하며 더 많은 인파가 모였다”며 “다음주 48시간 비상행동과 17차 총집중 범국민행동의 날을 힘차게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운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정치권은 박근혜정권 퇴진과 처벌을 요구하는 1200만 촛불의 민심에 승복할 것을 약속하는 게 우선”이라며 최근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한 여·야 교섭단체 4당 대표들을 겨냥했다.


이어 박 대표는 “얼핏 그럴싸한 신사협정처럼 보이지만 헌정유린의 공범이면서도 한치의 반성도 없이 새누리당 간판만 바꾼 채 계속 국정농단에 공조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청산과 처벌의 대상이지 승복 운운하는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박근혜 탄핵 즉각 인용’ ‘특검 연장’ 부역자 처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촛불을 밝힌 시민들은 무등빌딩 인근에 마련된 ’특검 힘내라‘ 칠판에 “정의를 바로 세워 달라” “박근혜·우병우를 구속하라” “최선을 다해 달라”는 등의 메모를 남겼다.


그리고 대구에서는 대구지하철 참사 14주기이기도 한 이날 ‘박근혜 퇴진 제15차 대구 시국대회’를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광장에서 열렸으며, 이날이 14번째인 울산 촛불집회는 시민들이 공통 주제를 놓고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퇴진행동은 오는 25일 전국에서 상경해 지난해 12월3일 서울 집중 집회가 열렸던 6차 촛불집회에는 촛불집회 사상최대 인원인 232만명(연인원)이 참석한 바 있는 규모의 ‘서울 집중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운데)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8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 전대표 옆에는 추미애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종결을 일주일 앞둔 이날 조기 탄핵인용’을 관철해내려는 ‘촛불 민심’에 발을 맞추기 위해 추위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전날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광화문 광장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주에서 각각 집회에 참석하는 등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시는 우리 촛불 시민의 노력에 감사 드린다”면서 “이런 촛불 시민들의 마음이 정권을 교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탄핵과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 하는 방심의 분위기가 있다. 정권교체를 다 된 밥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면서 “촛불 민심의 도도한 물결에 이완이 있어선 안 된다. 아직 솥단지를 불에 올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촛불집회에서 나란히 앉아 돈독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던 인 지사도 “국민의 모든 염원을 모아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의 국정 공백상태가 빨리 해소돼야 한다”며 “촛불과 광장에 모인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는 탄핵을 가결했다. 헌법재판소가 신속히 심리절차를 마치고 국정 공백상태를 마무리하자는 한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전주에서 열린 전북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재벌과 유착 관계에 있는 사람은 국민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경제 권력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민을 위해 예산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촛불집회에 참석한 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난주에는 광주에서, 이번 주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다시 나왔다”면서 “국민의 힘은 위대하다. 국민 주권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극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데 대해 “저는 일관되게 헌재가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촉구해왔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불참하는 이유에 대해 “광장은 시민의 것이고, 정치인들은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갖고 제도권 내에서 문제를 풀도록 노력해야 하며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보는 것이 맞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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