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몸집 줄이던 포스코, 이차전지 3000억원 투자 ‘왜’

“철강만으론 안된다” 미래먹거리에 과감한 배팅

손강훈 기자 2017.02.16 13:39:33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0일 경북 구미에 있는 포스코EMS 양극재 공장을 찾아 권오준 직접 현장을 점검했다. (사진=포스코)

그동안 ‘몸집 줄이기’에 전력투구했던 포스코가 새해 들어 대규모 에너지 투자에 나서 주목된다. 연임이 확정된 권오준 회장이 직접 현장을 살피는 등 광폭행보에 나섰다.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배경은 뭘까.  (CNB=손강훈 기자)

비철강 부문 3000억원 투자
연임 성공 자신감 과감한 행보
권 회장 현장방문 신사업 박차 

최근 연임이 확정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가장 큰 성과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후 그해 순이익은 1조원에서 반토막이 난 5567억원을, 2015년 ‘순손실’을 기록하자 과감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149건의 구조조정 목표를 제시해 지난해까지 126건을 완료했고 5조8000억원에 달하는 재무개선 효과를 냈다. 2016년 순이익이 다시 1조482억원으로 ‘1조 클럽’에 복귀했다.

그런데 올해 ‘신 성장동력 확보’를 이유로 비철강인 이자전지 분야에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직접 경북 구미에 있는 포스코EMS 양극재 공장을 찾아 생산현황과 출하작업을 점검했다.

또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연간 250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리튬생산(PosLX) 공장 준공에 들어갔다. 탄산리튬은 이차전지의 주원료이다. 포스코는 포스코ESM, LG화학, 삼성SDI에 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권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후 오익환 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 철강부문장(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철강은 오 사장이, 자신은 미래 먹거리 발굴과 비철강 부분 개혁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신사업의 집중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행보는 권 회장이 제시했던 비전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이루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즉 고부가가치 상품(WP 제품) 개발·판매 확대 등으로 어느 정도의 철강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에너지’라는 먹거리 개발에 힘쓰겠다는 얘기다. 

공급과잉, 조선업경기 침체, 미국의 보호무역 등 국내외 철강 경기가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상황도 새 사업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한 몫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포항제철소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포스코)


다행히 에너지 분야의 성장 전망은 밝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제품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리튬이온 이차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전 세계 배터리용 탄산리튬 수요는 2002년 6000톤에서 2015년 6만6000톤으로 급성장해왔으며 향후 전기자동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가 확산됨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18만톤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PosLX 공장을 시작으로 국내외 연 4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리튬생산 기지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다.

포스코 관계자는 CNB에 “구조조정 완성과 미래성장기반을 동시에 다지는 한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회장의 과감한 투자를 두고 연임에 성공한 ‘자신감’이란 해석도 나온다.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성과를 인정받은 만큼 경영비전에 더 탄력을 붙이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개발은 권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적개선, 연임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만큼, 올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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