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삼현수간' 발간...파주출신 율곡, 우계, 구봉 등 성리학 대가의 편지

율곡문화제 맞춰 책 발행, 소소한 일상 이야기, 철학적 담론, 국가 경영 정치 등 다뤄

김진부 기자 2016.10.28 11:22:43

▲파주시, 율곡, 우계, 구봉 등이 서로 왕래한 편지를 엮은 책 삼현수간 발간(사진= 김진부 기자)


파주시가 파주 출신 성리학 대가인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사이에 왕래한 편지를 모아 후대에 제작한 '삼현수간(三賢手簡)'을 발간해 화제다.

최근 서양의 과학이 중심인 사회에서 우리 몸에 맞는 철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정치권의 부패, 물신주의 등으로 인해 무너지는 근본적인 도덕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성리학에 대한 재평가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문학 붐을 타고 일반인들의 유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주시의 이번 '삼현수간' 발간은 큰 의미가 있다.

삼현수간에 등장하는 조선 중기의 학자이면서 정치가인 율곡 이이(1536년~1584년)는 외가인 강릉에서 태어났으나 8세 때 파주 율곡리에 있는 화석정에 올라 시를 짓고 아홉 차례의 과거에 모두 장원해 '구도장원공'이라 일컬어지는 인물로 49세 이른 나이에 죽어 파주 자운산에 안장됐다.

지난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율곡문화제를 개최한 파주시는 율곡이 파주 출신이라는 점과 파주가 유학(성리학)의 산실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래 올 12월에 출간하기로 계획 돼 있던 우계, 구봉과의 편지를 책으로 엮은 '삼현수간'을 이번 율곡문화제(10월 8일)에 맞춰 서둘러 출간하게 된 것도 그런 연유다.

삼현수간, 98통 중 91통 수록...2부엔 삼현수간을 설명하는 내용 담아

삼현수간은 1560년부터 1593년까지 3인 등이 서로 주고 받은 편지를 엮은 책으로 구봉이 우계와 율곡에게 보낸 편지 각 20통과 7통, 우계가 구봉에게 보낸 편지 49통, 율곡이 구봉에게 보낸 편지 13통, 기타 구봉이 김장생, 허공택, 정상인, 조헌 등에게 보낸 편지 7통, 총 98통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번 파주시는 3인의 편지만을 책에 수록하고 기타 구봉이 김장생 등에게 보낸 편지 7통은 제외됐다.

이 책은 전체 2부로 구성돼 있으며 1부는 삼현수간 번역본을 다루고, 2부는 삼현수간 깊이 읽기로 일반인들이 삼현수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파주 출신의 이이(율곡) 등 3인의 설명과 가계도 및 연표 등을 수록했다.

원래 삼현수간은 친필 쓴 것들로 그 글씨만으로도 서예사적으로 큰 가치를 갖고 있다. 이이의 친필은 재기발랄하고 성혼의 글씨는 온화하며, 구봉의 초서는 기운이 넘쳐 흐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8월 31일 보물 제 1415호로 지정돼 현재 리움미술관(한남동 소재)에 소장돼 있다.

▲울곡 이이의 삼현수간 친필(사진= 김진부 기자)



▲구봉 송익필의 삼현수간 필체(사진= 김진부 기자)



▲우계 성혼의 삼현수간 친필(사진= 김진부 기자)



이 책은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원문 및 번역문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2001년 호암미술관(현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발간한 '세 분 선생님의 편지글'의 번역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쓴 것이다.

한편 파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삼현수간 제작에 2000만원 예산을 들여 애초에 1000부를 제작했으나 182 페이지에 있는 이이 가계도의 중요한 오타가 발생해 현재 일단 배부를 중단하고 가계도를 수정해 다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출판사는 당사의 실수로 인한 기타 오타 등을 추가로 바로잡아 500부를 비용없이 출판하기로 했다.

삼현수간은 (주)역사만들기에서 편집제작했으며 책임편집은 강동준, 원고 번역은 임재완, 원고감수는 한국고전번역원의 안광호, 파주지역문화연구소의 이윤희, 원고윤문은 이기만, 김순자 등이 참여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이번에 발간된 '삼현수간'은 일반인 및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지글을 풀어 본문과 본문을 이해하기 위한 제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시민과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공공도서관 및 각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뉴스(파주)=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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