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가기밀인지 몰랐다…박대통령에게 사과드려”

“약 먹고 죽을 수 있다…지금 못 돌아가”…김무성 “귀국거부 최순실은 역적”

심원섭 기자 2016.10.27 14:35:54

▲TV조선이 25일 공개한 최순실씨 관련 영상.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및 의상을 챙긴 것과 청와대 관료가 최씨의 일을 돕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TV조선 캡처=연합뉴스]

국정농단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최순실씨가 26(현지시간) 오후 독일 헤센주의 한 호텔에서 세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등 독일 잠적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씨는 이날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정농단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했으며, 특히 세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당장 귀국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최씨는 우선 박 대통령이 연설문 유출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한 데 대해 나라만 생각한 분이 혼자 해보려고 하는데 안돼 너무 가슴 아프다.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고, 나라만 위하는 분인데, 그런 분에게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사과드리고 싶다""정말 잘못된 일이다. 죄송하다고 박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최씨는 연설물 수정 경위에 대해서는 대선 당시인지 그 전인가 했다.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 (박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면서 "그게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기밀인지도 몰랐다. (문제가 된다는 걸) 알았다면 손이나 댔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지금은 잘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씨는 왜 그런 것을 가지고 사회 물의를 일으켰는지 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국민 여러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해 정말 죄송하다"라면서 "제가 신의(信義)로 뭔가 도와주고 싶었고, 제가 무슨 국회의원이 되거나 권력을 잡고 싶은 게 아니었다.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기 짝이 없다. 너무 잘못됐다. 대통령에게 폐를 끼친 것은 정말 잘못했다. 신의 때문에 했는데 이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며 박 대통령이 평소 즐겨쓰는 신의라는 표현을 수차례 쓰며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청와대의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등을 받아본 데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 민간인이어서 그것이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등 구체적 국정농단 의혹들에 대해서는 모르쇠와 발뺌,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최씨는 박근혜 당선자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면담 내용이나 외교안보 관련 문서 등도 본 데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발뺌했으며,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3인방중 한명인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매일같이 대통령의 보고자료를 받아봤다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폭로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 미친 사람이다. 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협박도 하고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전면 부인하면서 정호성 비서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저는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JTBC가 입수한, 대통령 연설문 44건 등이 담겨있는 태블릿 PC에 대해서도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면서 제 것이 아니다.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남의 PC를 보고 보도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어떻게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한지도 모른다. 검찰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취득 경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전면 부인하는 등 대통령 연설문들을 첨삭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연설문들이 들어있던 태블릿 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했다.

 

그리고 최씨는 안종범 경제수석이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을 통해 국정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안 수석의 얼굴을 알지도 못한다. 그들도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 김 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 한양대와 관련해 아는 사람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재벌총수 부인 등으로 팔선녀라는 비선모임을 만들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말이다. 팔선녀는 소설이다. 그와 같은 그룹을 만든 적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으며,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자금 지원 및 용역 특혜 등을 받은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을 가지고 (돈을) 유용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국정농단 의혹을 계속 폭로하고 있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국장에 대해선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같이 일한 적도 없다. 저를 끼워 이슈를 만든 것 같다. 그 사람들 싸움에 왜 저를 끌어들이고 그런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최씨는 이처럼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 저는 오늘도 약을 먹고 죽을 수 있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 너무 지쳤다. 여기에서 우리가 살고자 했는데 여기까지 기자들이 와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어놨다며 언론들을 맹비난하면서 귀국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씨는 독일 부동산 구입 이유에 대해서도 유라 아버지(정윤회)도 떠나서 독일로 이주하려고 왔다면서 딸이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고 최악의 상황에서 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논란을 제기하니까 더 이상 한국에 있을 수가 없어 장기 체류 목적으로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부동산 구입 자금과 관련해서는 집이 필요해 정식 절차를 거쳐 구입자금을 들여왔다. 집을 구할 때 36만 유로(45000만원)쯤 들었는데, 은행의 예금담보와 강원도 부동산을 담보로 해 서울에서 36만 유로를 만들어왔다. 집을 3, 4채로 부풀린 것은 완전히 오보다. 집을 두 채나 구입할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즉각 귀국하라는 국내 여론에 대해선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 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더욱이 딸아이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두고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당장 귀국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건강이 회복되면 용서를 구하고, 죄가 있다면 받을 것은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씨가 조기귀국을 거부한 데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그러는 것은 역적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조그만 애국심이라도 있다면 빨리 귀국해서 사실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며 즉각 귀국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빨리 귀국해서 사실을 밝히고 고백을 하고, 죄가 없으면 괜찮지만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대통령은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귀국을 종용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보다 솔직하게 최순실과의 관계를 다시 밝혀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일 언론에서 많은 일이 보도되고 있어 뭐라 이야기하기 힘들다대통령인들 최순실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박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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