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새누리당 파상공세에 정면돌파냐? 타협이냐?

“국회법 문제없다” 방어선 치면서 타협도 모색…야당에 국감 2~3일 연기요청

심원섭 기자 2016.09.27 10:17:07

▲새누리당의 사퇴 요구로 정치적 압박을 받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굳은 표정으로 26일 오전 국회 본청 의장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해임건의안 처리 당시 의사봉을 잡았던 자신을 향해 사퇴를 주장하며 조성된 국회 파행국면 속에서 공세를 펴는데 대해 적극 반박하면서도, 파행 장기화로 이어지는 정치적 파국을 모면하기 위해 국정감사 연기 등의 카드로 교착국면 타개를 모색하는 등 정면 돌파타협 모색이라는 양면 대응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전날 정 의장을 향해 형사고발과 윤리위 제소 등 강경 카드를 총동원한 데 이어 이날도 본회의장에서의 발언 등을 거론하며 더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새누리당은 25일 정 의장이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세월호(특조위 기간 연장)나 어버이 연합(청문회) 둘 중의 하나를 내놓으라는 건데 안 내놔. 그래서 그냥 맨입으로… 그냥은 안 되는 거지라는 발언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정 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흔들면서 정 의장을 향해 형사고발과 윤리위 제소 등 강경 카드를 총동원한 데 이어 이정현 대표의 단식 등 더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이야당의 정치흥정에 앞잡이 노릇을 했다면서 의장으로서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해임건의안 제출을 결의한 상에서 물러설 수 있는 걸(명분을) 줘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요지부동이라 협상의 여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라며 여야 간에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바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부터)가 26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의원들의 지지방문을 받고 정진석 원내대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등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의장실 측 관계자는 당시 대화는 본회의장에 다소 늦게 출석해 상황을 잘 모르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정 의장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및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함께 이렇게 계속 대화해왔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며 의장 본인의 생각이 아니라 경과를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정 의장 측은 새누리당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회법을 들어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과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는 등 여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한편, 국회 정상화를 위한 중재 노력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정 의장은 26일 오전 의장실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불러 반쪽 국감을 그냥 진행하는 것보다는 국감을 2~3일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국회를 정상화할 의무가 나에게 있지 않느냐고 말해 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설득해 국회를 정상화해 국감을 치르자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행보는 현재 대치 상황이 극한으로 치닫고 국회 파행이 길어진다면 본인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국회를 다시 가동시켜야 한다는 상황인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으로 따라서 현재 국회 파행 국면에서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오는 29일부터 내달 9일까지로 예정된 호주 믹타(MIKTA) 국회의장 회의 참석 일정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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