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황주홍, 의총서 지지율 하락 책임놓고 ‘고성 충돌’

황 “박 대표는 원맨쇼 그만하라" 박 ”야 인마 너 나가“…막말과 욕설 오고가

심원섭 기자 2016.08.24 11:11:31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황주홍 의원(왼쪽)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박 위원장과 황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당 진로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 진로를 놓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황주홍 의원이 지지율 하락 책임을 놓고 설전을 벌이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복수의 참석자의 주장에 따르면, 재선인 황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의총에서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세 등을 거론하며 당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리에서 거국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당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박 위원장의 독주를 문제 삼았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황 의원을 향해 언제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원내정책회의에 참석도 안 하면서..."라고 면박을 주자 황 의원은 일단 침묵했으나 의총 말미에 다시 한 말씀 드리겠다. 비대위원장이 훈시하듯 하지 않느냐. 나는 고개가 숙여진다, 꾸중 듣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거듭 박 위원장의 일방적 당 운영을 비판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나는 황주홍이 고개 빳빳이 들고, 고개 숙이는 걸 보지 못했다. 5년 동안 정치 같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고 총질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황 의원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박 위원장을 향해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 원맨쇼 그만하라고 맹비난하자 결국 박 위원장은 "야 인마 너 나가"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고, 결국 의총은 서둘러 마무리됐다.

 

이처럼 두 사람의 원색적 설전을 지켜본 의원들의 반응은 '침통' 그 자체로, 그러면서 상당수는 박 위원장 독주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한 호남출신 의원은 "당의 운영에 한 사람 밖에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한 지적"이라며 박 위원장 독주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당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니까, 추경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니까 지지율이 낮아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호남 의원 역시 "최근 여론조사기관에서 당 지지도가 계속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각성해야 하지 않는가, 위기상황이 아니냐""더불어민주당도 문재인 전 대표 하나지만 우리도 안철수 전 대표 외 다른 사람이 없지 않나, 당의 외연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의총 뒤 열린 국민의당 보좌진협의회 출범식에서 "(4.13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당이 되고 우리는 야당 뿌리인 호남에서 석권했고 비호남권에선 제2당이 됐다"면서 "이것이 오늘의 여론조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꾸 이것을 너무 절망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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