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상암동·성산동 ‘메르스 공포’…방호복 의료진 등장

상암DMC 국제시설 밀집지구 내…CNB 단독포착

도기천 기자 2015.06.05 18:12:25

▲서울 상암동 DMC지구 내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지구에 방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의료진이 메르스 의심자로 보이는 주민을 병원으로 후송하는 장면이 CNB 취재진에 의해 단독 포착됐다. (CNB=도기천 기자)

외국인학교·언론사 밀집지 방호복 출현
의료진 등장 후 SNS 통해 공포 확산
‘단순 감기’ 판명 났지만 괴담 계속돼  

사진에는 흰색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2명과 마스크를 착용한 119구급대원 1명의 모습이 담겼다. 방호복은 발 부위를 포함해 온몸 전체를 보호하고 있었다.

마침 하교시간대라 이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이 학부모에게 알렸고,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급속히 이 사실이 퍼졌다.

여기에 상암동과 인접한 성산동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얘기까지 더해졌다. “성산동에 거주하는 의료기기 납품 하는 사람이 S대학병원에서 어떤 의사선생님과 5분간 대화를 나눴는데 이후 증상이 발생해 자진 검사 받았는데,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상암동 방호복’과 함께 ‘성산동 확진환자설’이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이 일대 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다행히 의심환자는 몇시간 뒤 단순 감기로 판명 났지만 이날과 다음날까지 하늘초등학교 등 상암동내 5개 초·중·고교는 교육청에 긴급보고 후 휴교를 검토하는 등 진위 파악에 진땀을 흘렸다.     

상암동에서 불과 1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성산동의 확진환자설은 여전히 사실여부가 파악되지 않은 채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 상암동 DMC지구 내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요원들이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주민을 후송하고 있다. (사진=도기천 기자)

상암DMC는 서울시가 10여년 전부터 국내 IT·미디어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고 있는 곳이다. MBC글로벌미디어센터(MBC상암신사옥), YTN, SBS프리즘타워,  KBS미디어센터, 한국경제신문·TV, 중앙·조선·동아일보의 종합편성채널 방송국 등이 이미 입주했거나 조만간 입주를 앞두고 있다.

CJ E&M, LG CNS, LG U+, 팬택R&D센터, 누리꿈스퀘어 등 IT·미디어 관련 수십개 기업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거주 시설로는 분양·공공임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1만여 세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특히 방호복 의료진이 출현한 곳은 외국인전용 아파트와 드와이트스쿨(외국인학교), 일본인학교 등 국제시설들과 불과 100여미터 남짓한 거리다. 만일 이 지역에 메르스가 퍼졌다면 여파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상암동 월드컵파크 9단지에 거주하는 오모(42·여) 씨는 CNB에 “하루 종일 아는 엄마들이 (방호복의료진이 나타났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내왔다. 불안해서 (자녀들을) 일체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학부모 최모 씨는 “학교는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있지만, 학원은 당분간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며 “백주대낮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돌아다녔는데도 당국이 일체 설명을 해주지 않아 더 불안하다. 아이들 말로는 학교에 온갖 괴담이 떠돌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현재 공군 원사 등 5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추가 확진돼 환자가 총 41명으로 늘었다. 4명은 치료 도중 사망했다. 격리수용 및 자가격리된 의심환자는 수천명에 이른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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